해마다 이맘때면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여 그들의 포부와 다짐을 접하면서 그들의 풋풋함과 생기발랄함에 나이도 잊은 채 잠시 그들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한다.
그리고 “이번 학기에는…” 하며 나름대로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직업이 교수이다 보니 동년배 친구들 보다는 매학기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남다른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지난 토요일 특별학사과정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다.
특별 학사과정이란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 면허증을 소지한 간호사들에게 학사학위 취득 및 계속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편입과정이다.
이들 대부분이 경력자이다 보니 자연 연령대가 학부 학생들에 비해서는 꽤 높은 편이어서 그들 중에는 교수들과 연령대가 비슷한 학생도 있었고, 분만을 두 달 앞둔 만삭의 학생, 어린 자녀가 있는 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도 있었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일을 갖고 있는 엄연한 전문 직업인의 역할까지 훌륭히 해 내고 있지 않은가? 이들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새로운 시작을 감행하기에는 모두들 어려운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다.
함께 식사를 하며 3학년 편입생들의 자기소개와 다짐을 들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들 중에는 편입을 결심하게 된 과정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소개를 하며 수줍음과 자신감 없어 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이들의 의견과 다짐을 종합해보면 보다 나은 자기 발전을 위해 새로운 시작을 감행(?) 했고, 오랜 공백기간 때문에 두려움이 앞서지만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것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 자기소개와 앞으로의 포부를 말하고 있을 때 나는 “내가 지금 어떤 새로운 시작을 감행한다면…” “과연 나는 새로운 도전에 나를 투입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젊은 나이에 무언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 성취 가능성이 보장되어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는 상당한 정신적 무장과 망설임이 있었을 것이다.
나 스스로도 상당히 진보적이고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이것이 착각은 아니었는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만족해하고 정지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 본다.
새로운 시작에는 항상 불안과 두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를 극복해 보려는 특별학사과정 편입생들은 분명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정말 용기 있고 아름다운 여성인 것이다.
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용감한 이들을 제자로 둔 교수로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이들보다 더 용감해 져야겠다고 나 스스로 다짐해 본다.
비록 학생들이 직장인인 관계로 주말 늦은 시간까지 강의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교수나 학생 그 누구도 이를 탓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용감하고 아름답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같이 용감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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