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원화강세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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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원화강세를 기회로

  • 승인 2005-03-15 00:00
  • 배명렬 한국무역協 대전충남지부장배명렬 한국무역協 대전충남지부장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000원 30전으로 마감하면서 겨우 1000원대를 지켰다. 지난해 10월부터 급속히 하락하기 시작한 환율은 5개월 반 만에 무려 13%가 하락하였다.

수출을 통해 10만 달러를 벌어들인 중소기업은 5개월 전에 비해 1500만 원의 손실을 가만히 앉아서 감수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13% 이상의 이익을 내지 못하였던 중소기업이라면 지금 이 시점에서는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결론이다.

올해 경영환경 중에서 가장 불투명한 것이 환율이라는 예측을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의 달러화는 쌍둥이적자로 인하여 중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외환위기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여 2003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무역수지 누적흑자를 기록하였으며, 지난해에도 293억 달러라는 엄청난 무역흑자를 달성하였다. 결국 우리의 외환 수급사정은 환율 하락을 유발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해졌다.
또한 우리 경제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원화의 절상을 변수가 아닌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원화절상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에서 나지 않는 주요 경제자원을 확보하여 우리 경제가 자립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할 것이며,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적정수준의 외환을 보유하고 투기성 자금의 유입을 관리하여 환율의 급등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지함으로써 수출기업이 환율 변동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적응력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한편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환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율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극복하고 동시에 환율 변동을 수출가격에 반영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선 원화의 강세는 우리 제품의 가격을 인상시키는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상품의 가격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일례로 생산시스템의 혁신을 통하여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자동화가 가능한 생산라인을 발굴하여 공장 자동화를 추진하고, 근로자의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등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핵심 부품 및 소재는 국내에서 생산하고 단순한 조립공정은 현지공장을 활용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생산 및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인상요인을 제품의 수출가격에 반영하여도 수출 물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도록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신제품 개발 및 제품의 기능 혁신은 물론 기능상의 혁신이 불가능한 제품의 경우에는 디자인을 변경하여 새로운 모델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수출가격을 인상하는 등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의 원동력은 도전과 응전이라고 하였다. 우리 수출기업이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원화절상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환율하락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회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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