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폐해진 현대인의 단면 파헤쳐
20일 극단 금강 ‘쥐’
제14회 대전연극제의 첫 번째 무대다. 극단 ‘금강’은 1991년 창단공연 ‘시민 K’로 극단의 시작을 알린 이래 제16회 순천 전국연극제에 ‘남자충동’으로 출전, 장려상을 수상했고, 2000년 4월 러시아 우스리스크 공연에 이르기까지 60여회에 이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쥐(박근형 작, 김용우 연출)’는 물난리로 피폐해지고 쥐들만 가득한 도시, 구석방에서 지역방송을 하면서 겨우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들 가족에게는 부부간, 고부간의 사랑과 형제간의 우애,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넘쳐 흐른다.
그러나 이들 가족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듯한 사소한 어긋남에 폭력적으로 반응하고 근친상간의 관계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잡아먹으며 사는 사람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으나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서로의 살을 뜯어먹고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그러면서도 전혀 죄책감이나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섬뜩하도록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람의 마음까지 세탁한다면…
22일 극단 셰익스피어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김정숙 작, 복영한 연출)’은 허름한 오아시스 세탁소를 중심으로 한 벌 한 벌 맡겨진 옷에 담긴 일상과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에 이어 3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태국은 “우리가 진짜 세탁해야 되는 것은 옷이 아니야. 바로 이옷의 주인 마음”이라며 사람의 마음까지도 새롭게 세탁하려 든다.
어느 불효자는 죽어가는 어머니의 엄청난 유산이 세탁소에 맡겨진 빨래 속에 있다고 믿는다. 이에 세탁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급기야는 찾는 사람에게 재산의 반을 주겠다는 말에 현혹돼 강태국의 가족까지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욕심 많은 사람들의 습격작전으로 수백벌의 옷 사이로 오아시스 세탁소는 아수라장이 돼 간다.
밑바닥 인생, 그래도 꿈은 있다
24일 극단 고도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김태수 작, 권영국 연출)’는 옥수동 꼭대기에 살고 있는 55세의 김만수씨와 그 집에 세들어 사는 28세 건달 박문호, 24세 야간업소 가수 조미령이 부대끼며 한 집에 사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김만수씨는 아홉 개의 손을 가진 구손이지만 동네 어귀에서 열쇠를 만들며 사는 열쇠전문가이다. 이 집에 세들어 사는 일명 ‘옥수동 문어’ 박문호는 오토바이를 즐기며 화투판을 전전하는 좌충우돌형 인물이다.
또 서울 변두리 밤무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미령. 거칠어보이지만 따뜻한 가슴과 꿈을 먹고 사는 여자이다. 이들이 도박과 애정을 두고 엮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 |
▲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