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경영의 변화와 개혁 문제를 다룬 ‘벼랑 끝에서 기적을 이루다’라는 책을 발간하면서까지 의욕을 보인 공기업 CEO이기에 직원들이 느끼는 충격은 크다.
박 사장의 사퇴는 직원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로 비밀리에 이뤄져,이임식이 이뤄진 11일 조폐공사 본사 분위기는 하루종일 어수선했다.대다수 직원들은 퇴근시간이 임박했음에도 사장의 사퇴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고,공사 임원들의 경우 임원 및 부서별 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박 사장의 가장 유력한 사퇴배경으로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경영문제에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경영악화 문제는 의원들의 주요 추궁 대상이었다.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무른 것과 당기순이익 및 매출액 감소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으로 박 사장은 국정감사 내내 불편한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연말 청와대가 100여개의 공기업 사장과 감사, 산하기관장 인사평가 결과를 관련 부처에 일괄 통보하고, 인사에 반영하도록 주문한 것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시 박정규 청와대 민정수석은 “무난한 실적 등을 보이는 경우에는 임기를 보장하는게 당연하지만 문제가 많은 인사들까지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폐공사 한 노조간부는 “박 사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고의 직원청렴도를 가진 공기업으로 평가받게 하는 등 노력을 다해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