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염 시장과 심 지사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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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염 시장과 심 지사의 선택

  • 승인 2005-03-11 01:36
  • 김대중 경제1부장대우김대중 경제1부장대우
▲ 김대중 경제1부장대우
▲ 김대중 경제1부장대우
염홍철 대전시장과 심대평 충남지사의 탈당선언 이후 모든 시선이 양 단체장에 쏠려있다.
정작 탈당을 결행한 심 지사와 염 시장은 말을 아껴도 분위기 만큼은 신당 창당이 기정사실이 됐다.

일부는 이들의 탈당을 ‘충청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권력구조 개편을 앞둔 포석으로 해석한다.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염 시장과 심 지사가 밝힌 탈당 명분은 신행정수도 건설에의 ‘올인’이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들은 많지 않다.

두 단체장이 밝힌 공통의 명분과 달리 속내와 입장이 같지는 않은 듯하다.
그동안 신행정수도 유치에 힘을 집중시켰던 심 지사는 이제 임기 1년여를 남기고 있다.어떤 식으로든 퇴임 후의 행보를 생각해야 하는 그로서는 신당창당이라는 ‘정치 실험’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심 지사는 1년전 ‘길은 항상 새롭게 열린다’라는 자전적인 책을 펴냈다.

이 책 서문에는 ‘자기가 살아온 경험에만 의지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닐 것이다’라는 글귀가 있다.지난 95년 민선도백에 오른 이후 당적을 가진 행정가에서 또 다른 삶으로의 이행을 담아낸 대목이다.심 지사는 현재의 상황을 시간을 갖고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 지사의 정치실험은 아직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어떤 밑그림을 갖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탈당선언직후 가진 기자회견은 그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지만 극도로 정제된 말만 구사했다.

그의 신중함은 품성과 관련이 있지만 그보다는 주변 여건이 녹록하지 않은 탓 때문으로 생각된다.지난 95년 민선 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이뤄진 자민련 창당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JP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그 당시와 비교하면 심 지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경제 논리로 말하면 물건을 만들기 위한 ‘자원’이 부족하다.

정당의 핏줄이 되는 조직과 자금력은 물론 중앙정치권의 반응도 냉소적이다.중앙정치권을 움직일만한 인사들도 아직은 미동이 없다.

심 지사의 고민은 창당 시점과 내년 4월 지방선거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염 시장의 입장은 심 지사와 사뭇 다르다.그도 말했듯 지역의 이해관계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한나라당의 당적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그동안 숱한 고민거리를 양산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판결이후 염 시장이 시민단체로부터 한나라당 탈당 압박을 받은 것은 그 한 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염 시장의 행보는 심 지사와의 사전교감 여부와 관계없이 ‘독자성’이 강하다.현재의 지역정서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여부도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염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은 신당 참여보다 독자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다른 표현으로 보인다.

굳이 헌법에 명시된 정치결사의 자유를 들지 않더라도 의회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의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문제는 그 행보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느냐다.

민심은 냉정하다.탈당을 결행한 두 단체장의 고민의 깊이에 따라 민심을 얻을 수도,잃을 수도 있다.
염 시장과 심 지사는 이제 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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