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남정민 기자 |
점심시간이 10여분이나 지난 시각임에도 4개 계가 소속된 이 부서 사무실에는 전화벨 소리만 요란할 뿐 직원 한 명 보이지 않았다. 이는 이 부서 맞은 편 사무실 역시 마찬가지로 민원인들이 서성거리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긴 식사’중인 직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같은 시각 시장실 옆 상황실에서는 시장이 점심식사도 거른 채 외부인사들과의 회의 를 끝마치고 그제서야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산시는 민선3기 들어 ‘시민 만족 행정 서비스 제공’을 기치로 민원인 전화연결시 10초 이상 기다리지 않게하는 것은 물론 방문시 30초 이내에 담당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시민 약속을 공표한 바 있다.
이는 시가 올해 발간한 2005년도 직원 배표용 다이어리(수첩) 맨 앞장에 명시돼 있고 매월 ‘열심히’ 발간하는 시정신문에도 수차례 공시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10초·30초는 고사하고 직원들의 ‘고무줄 업무시간’에 맞춰 민원인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볼썽 사나운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업무상 때로는 식사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출장으로 인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울 수도 있지만, 점심시간이 10여분이나 지나도록 직원 한 명 없이 사무실을 비우는 처사는 ‘고객만족 행정서비스’라는 공언이 글자만 바꾼 ‘빈소리’임을 입증하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어찌보면 내년도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느슨해질대로 느슨해진 공직 기강을 지켜보는 것 같아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시장이 아무리 모범을 보이고 채근을 한다해도 직원들이 스스로 나서지 않는 한 행정 서비스 향상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만큼 아산시의 각성과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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