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세계적인 컴퓨터 강국이다. 거의 모든 직장에서 이미 컴퓨터가 없어서는 업무를 처리할 수 없게 되었을 뿐 아니라, 가정에도 컴퓨터가 없는 집이 없다시피 하다. 심지어는 한 집에 여러 대의 컴퓨터가 있을 정도이다. 외형상 통계상으로 볼 때 컴퓨터 강국이며, 정보화 시대의 선진국이 분명하다.
모두 실감하다시피 우리 나라의 교육열은 치열하기 짝이 없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녀가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가 되면 우리 부모들은 너나없이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사 준다.
자녀들이 컴퓨터 시대를 살아 가려면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익숙하고 컴퓨터를 잘 아는 것이 큰 자산이 될 뿐더러, 학습에 필요한 여러 자료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컴퓨터 이용 실태는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니 바람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컴퓨터가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성장과 학습에 긍정적 도움을 주기보다는 학습 성취를 망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어린 아이들은 컴퓨터를 통해 유용한 학습자료를 활용하거나 바람직한 읽을 거리를 찾아 내기보다는 갖가지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게 되고, 그렇게 컴퓨터 게임에 빠지다 보면 인내와 탐구, 사색이 필요한 바람직한 학습 습관을 기르지 못한다. 책 읽기에도 관심이 없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밖에 나가 뛰어놀지도 않고 고독한 컴퓨터 속으로 도피하는데, 그만큼 컴퓨터 게임이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엔 우수한 학습 성취를 보이다가 고등학교에 와서 급전직하의 추락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 원인이 컴퓨터 게임에의 몰입이거나, 아니면 채팅, 음란물과의 접속 등이다. 밤을 새워가며 컴퓨터를 한 다음 몽롱한 상태로 학교에 간 학생이 어떻게 학습에 열중할 수 있겠는가. 고등학교 교사들은 어떤 학생이 컴퓨터에 빠졌다 하면 이미 학습을 그르친 녀석으로 판단하고 있다. 학교에서 그런 학생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벼는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늘 돌봐 주어야 알찬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이들 또한 벼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세심한 배려와 감독이 필수적이다. 늘 자녀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로 컴퓨터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컴퓨터 사용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와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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