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석우 기자 |
취재과정에서 만난 모 은행 간부의 ‘비아냥’섞인 말과 그속에 담겨있는 ‘비뚤어진 지방인식’에 어안이 벙벙했다. 이 간부의 말을 바꿔보면 충청지역의 일반인들은, 지방지를 보지 않고 중앙지만을 본다는 이야기가 된다.
전국을 상대로한 중앙지들의 시장잠식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중앙지가 담지 못하는 지역민들의 삶과 고민을 지면에 반영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지 기자로서의 자부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많은 은행들이 충청권에서 지역민과 기업 등을 상대로 영업을 해오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역사랑’을 외치며 저마다 ‘향토은행’임을 내세우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충청권을 상대로해 영업을 하는 은행 간부의 이같은 지방인식은 결국, 지방지를 넘어 지방기업, 지방사람들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을 갖게했다. 지방신문, 지방기업, 지방상품, 지방사람 등 지방이란 말이 뭔가 뒤떨어지고 촌스럽고 하찮아 보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은행간부의 잘못된 지방인식이 지역민들을 상대로한 은행영업에 연관지어진다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이 은행의 간판에서 ‘충청’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배경도 이같은 비뚤어진 ‘지방인식’이 은행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한편으론 아무리 향토 은행이라고 강조하지만 이 곳 역시 외지은행일 수밖에 없구나하는 아쉬움과 함께 진정한 향토 은행의 필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신행정수도 위헌결정 이후 지난 4개월간 중앙지 어느 한곳 다뤄주지 않던 지역민들의 울분과 고통, 외침을 지방지들이 어떻게 대응해 내고 견인해냈는지는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이 은행 간부의 비뚤어진 지방인식이 이 은행 대표를 비롯한 전직원의 마음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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