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외교학이라 불리던 전공 분야를 국제 관계(international relationship)라고 부르는 이유도 국제화된 사회에서의 외교라는 것은 국가 간의 관계라고 이해해야 되는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국가간의 관계는 개인간의 관계의 연장이다. 그 나라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그 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외교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국가는 일본일 것이다. 특히 일본 대사가 어처구니없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은 아무래도 일본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 경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며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와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국가이므로 일본과의 관계는 우리나라의 이익과 명분을 잘 고려하여 대처할 수밖에는 없다. 그래도 양 국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최근 일고 있는 한류의 열풍은 매우 고무적인 것일 수 있다.
문화와 체육활동은 국가 관계의 개선을 위해 잘 활용될 수 있다. 죽의 장막으로 열리기 어려워 보이던 중국이 미국과의 핑퐁 외교로 국제 사회에 건재히 등장했던 역사는 체육 행사로 시작된 국제 관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것이다.
며칠 전에 대전시향의 공연을 다녀와서 문화 예술의 활동이 얼마나 각 국가와 도시 간을 쉽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번 연주에 초대되었던 젊은 음악가는 현재 미국 예일대에서 첼로를 공부하는 미카엘이라는 학생으로 루마니아의 작은 도시출신이다. 그런데 그의 연주를 보기 위하여 주한 루마니아 대사 부부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을 찾았던 것이다. 대사 부부는 음악회에 와서 대전 시향을 극찬하고 문화예술의 전당을 부러워하면서 대전시와 루마니아에 있는 자기 고향과 자매결연을 맺기 원한다며 음악회에 참석한 많은 대전 시민과 대화하는 것을 보았다. 대사 부부는 음악회 전에 대전 시장을 예방하였으며 음악회가 끝난 다음에도 남아서 계속적으로 자신의 자매결연 계획을 설명하였다. 또한 대전시향의 서울 공연 때는 꼭 참석하고 싶고 자신의 관저에서 대전시향 단원들과 대전시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가든파티를 하고 싶으니 꼭 연락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우리 대전은 과학 문화의 도시로 이제 국제 사회 무대에 진출해야 하는 시기에 있다고 사료된다. 이 시기에 대전의 문화 예술 활동을 잘 활용하여 국제적 도시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어 내야 한다. 지난 해 대전 시향의 미주 연주는 이런 면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이제 우리 대전은 한국 사회의 과학 문화의 메카라는 자부심에서 한층 더 나아가 국제적인 과학 문화의 도시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국제적 도시와 협력하며 글로벌화 된 세계의 선도 도시로 발전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비축되고 있음을 대전의 한 시민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