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부터 시행하는 수시모집 수험생은 내신성적이 좋거나 특기가 있고, 수상경력이 있는 학생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1차 수시 합격자는 1학기가 끝나기도 전에 합격이 결정되니 얼마나 홀가분하겠는가. 그런 상상으로 욕심을 내는 심리는 어쩌면 당연할 터이다. 그러나 함정(?)이 만만치가 않다. 물론 합격하기도 쉽지가 않지만 학교에 따라서 자기소개서 등 관련 서류가 만만치 않고 면접시험이나 논술시험을 준비해야하며 해당학교로 시험을 보러 가야하니 물리적으로도 힘들다.
게다가 두 세개 대학을 지원하면 두어달은 이쪽에 매진해야하니 자칫 수능시험 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게 되고, 잘못하다가는 수시도 실패하고 수능도 망치게 된다.
그렇다고 정시모집학생이 쉽다는 얘기도 아니다. 특히 올해는 이른바 ‘이해찬 세대’라 하여 ‘“영어만 잘해도 대학갈 수 있다”고 정부에서 호언하던 첫해 이기도 하다.
또 EBS 강의 내용에서 수능문제를 출제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해찬 세대’는 영어는 잘하게 됐는지는 몰라도 전체 학력은 예년보다 하락했고, EBS 강의 출제는 수험생들이 ‘EBS과외’를 하나 더 해야 하는 고충을 더하게 했다는 자조적인 말도 나오게 했다.
어쩌면 우리나라 수험생들의 ‘고난’은 숙명적인지도 모른다. 태어나기도 전에 태교를 받아야하고, 태어나자마자 갖가지 교육에 내몰려야 하며, 서너살이면 각종 학원?놀이방??기본이고 초등학교 입학 전에 유치원을 2년은 다녀야된단다.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가면 과목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예전의 국어, 산수, 사회, 자연이 말하기, 듣기, 쓰기, 수학익힘, 한국지리, 근현대사, 윤리, 화학, 물리, 지구과학 등 여러 과목으로 나뉘었고 음악, 미술, 기계공업, 한문, 컴퓨터, 기술가정, 교련, 제2외국어도 해야하니 정말 ‘우리아이’들은 만물박사가 돼야한다.
어디 이뿐인가? 수많은 학원, 과외교습, 인터넷 교육 등에 아이들은 ‘싸여있고’ 고2~3학년이 되면 논술공부에 면접공부에 매달려야한다.
사회의 모든 것은 현실에 맞게 시대에 맞게 개선돼야하는데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바뀐 것이 없는 것이 바로 ‘교육문제’ 아닌가 싶다. 당연히 교육은 ‘백년대계’여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십년대계’도 안되고 있고, 교육수장은 무늬(?)는 부총리로 격상됐지만 ‘바람 앞에 힘없는 등불’인가 까딱하면 갈린다.
교육감 선거만 하면 부정시비에 휩싸이고 학교에서건, 수능장이건 대리시험?부정시험에??대학교수까지 아들 위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판이니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니까 그런가보다.
무슨일이 있을 때마다 교육의 체질을 개선해야한다며 여론이 끊는다. 그러나 항상 그때뿐이니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난세라면서 마냥 미루기만 할 것인가. 정말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하게 풀어야한다. 학교와 교사, 공무원 등 학생 이외의 모든 이들은 기득권을 포기하는 자세로 정말 진지하게 풀어야한다. ‘우리 아이’들을 이대로 그냥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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