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
이런 상황에선 오는 4?0 재보선도 결국 열린 우리당의 강세일 수 밖에 없다. 열린우리당에는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들이 밀려들고 있으나 자민련과 한나라당 특히 한나라당은 공천조차 하기 어려운 현지분위기가 이를 시사해준다. 모르긴 몰라도 지역정치 형국이 이정도라면 내년의 지방선거에서도 결과는 뻔해 보인다. 충청도는 대권향배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지만 한나라당의 충청도에서 인기가 이정도라면 차기대권도 어찌보면 물건너 간 것이 아닌가.
이처럼 충청도 돌파가 간단치 않기에 최근에는 대전,충남과 충북을 분리시키는 고육지책을 한나라당이 들고 나왔다. 호남고속철 분기역을 오송으로 하겠다는 당근을 충북도민에 제시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강도가 떨어지는 충북만이라도 안고 가보자는 심산이다. 하지만 그같은 고육책도 아직은 별무소득인 것 같다. 충북에서 당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 같지도 않고 대전과 충남에서는 지방자치단체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명분만 제공하는 결과를 빚었다.
한나라당내 일각에서는 신행정수도가 충청권에 오늘의 결과를 빚어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신행정수도는 사실 열린우리당이 원죄자다. 한나라당은 따지고 보면 지난 16대 국회에서 행정수도 특별법을 통과시켜 줬다. 그당시 우리는 한나라당 소속 충청권의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을 본바 있다.
신행정수도 추진이 비틀거린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진행과정에서 굳이 한나라당의 책임을 따지라면 30%정도이고 70%는 열린우리당에 있다하는 것이 정확하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겠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입장이 아닌가. 그럼에도 그 원죄를 몽땅 뒤집어 쓰고 충청도민들에게는 눈에 가시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한나라당은 충청권에서 왜 미운오리새끼 신세가 돼버린 것일까. 충청도는 통상적으로 집권당에 지지를 보이는 경향을 보여왔다. 한나라당의 뿌리인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등 시절 충청도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충청도는 개발순위에서 항상 소외와 섭섭함을 금할 수 없었다. 이같은 소외감과 섭섭함이 폭발한 것이 자민련의 탄생이요, 열린우리당의 충청도 석권이다.
신행정수도만해도 그렇다. 반신반의 하면서도 충청도에 수도가 내려온다니 항상 소외와 섭섭함을 가졌던 충청도민에게는 꿈만같은 얘기다. 언제 충청도가 이같은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신행정수도의 원죄자가 열린우리당이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든 죄를 한나라당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용만하고 해준 것도 없으면서 왜 발목만 잡느냐는 이유있는 항변인 것이다.
모든 지역현안을 정치논리만을 앞세워 해결하려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않는한 한나라당은 충청권에서 백전백패일 수 밖에 없다. 행정수도에 대한 발목잡기나 충청도민에 대한 분열책으로 잃은 정권을 되찾을 수는 없다. 작은 선거만 이긴다는 부끄러움이 따라다니는 한나라당이지만 충청도에서는 그 작은 선거도 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솔직히 고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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