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칼럼]성숙된 주민자치센터를 위하여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2000년부터 본격 시행된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의 편의와 복지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와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토록 만들어진 것으로 기존의 읍·면·동사무소가 기능 전환된 것이다.

실행 5주년을 보낸 지금, 주민자치센터는 일천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지역공동체의식의 향상과 지역민의 여가생활증진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자치센터는 시설설치 공간의 협소, 주민자치위원의 역할 부재, 운영프로그램의 미비, 주민의 참여의식 부족, 운영재원의 부족 등 운영상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개선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 동안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첫째, 주민자치위원 구성의 자율성제고와 역할 강화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동장임명방식을 지양하고, 주민자치위원회 및 위원의 법적기능을 자문에서 의결 및 집행기능으로 과감한 변신이 요구되며, 위원회 구성방식 또한 전부 또는 일부를 주민직선으로 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정치적 혹은 개인적인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활동가, 전문가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원구성에 있어서 지역시민단체(NGO)등의 참여를 통한 시민중심의 위원회구성을 적극 고려하고 나아가 전문적이고 활동적인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주민자치센터 시설설치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주민자치센터는 동사무소의 일부공간을 할애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면적이 그다지 높지 못하다. 따라서 읍·면·동사무소는 주민자치센터의 사령탑 역할을 수행하고, 다른 프로그램 등을 위한 공간은 동사무소 건물 이외에 관내 공(구청의 복지회관, 새마을회관, 농협, 우체국)·사립(은행, 일반기업체강당)의 시설·공간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셋째, 프로그램 특화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 우선 지역주민대상의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주민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가를 면밀히 확인하고, 같은 지역내에 광역 혹은 기초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 복지시설과 중복되는 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한 가능한 한 사설문화시설 등과의 중복을 피하여 주민자치센터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이들 유사기관들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이다.

넷째, 자주운영재원의 확충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기존의 행정자치부나 상급자치단체의 지원의존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자치센터의 자치적인 활동을 통하여 자주적으로 조달하는 방안(회비, 사업수입, 행정업무 위탁수입, 임대수입, 수강료)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건전하고 성숙한 주민자치센터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민참여의 활성화 방안을 탐색해야 한다. 주민자치센터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그것이 본질적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운영됨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보아 그것이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개별단위의 참여보다는 조직이나 집단단위의 참여를 장려하고 참여조직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원봉사 참여자에게는 취업이나 승진시 가산점을 부여해 주고 자원봉사 근무기간을 동일한 업종의 경력으로 공식 인정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겠다.

이상에서 논의한 방안들이 성공적으로 도입되고 성숙된 주민자치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공동체적 사랑과 자발적인 참여, 그리고 공무원들의 고객중심행정서비스로의 인식전환과 적극적인 행·재정적인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