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정부 출연연구소는 기초기반, 원천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곳으로 연구원들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개발에서 파생되어 단기간에 실용화, 산업화가 가능한 기술들도 많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소기업기술지도, 산·학·연 컨소시엄 연구과제 등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지도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들도 있으나 과연 얼마나 산업체에 큰 도움이 되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여지가 있다.
그 동안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에서 수많은 우수한 연구결과들이 언론매체를 통하여 보도되고 있지만 정작 성공적으로 산업화 및 실용화되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모델을 찾기는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 및 연구소 벤처의 실패요인은 크게 몇 가지를 들 수가 있는데 첫째로는 전문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연구자나 교수의 직접 경영참여로 마케팅 및 영업능력 부재, 조직 및 인원관리의 미흡이며, 둘째로는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 개발, 즉 기술평가가 올바르게 실시되지 않은 점과 제품구성의 단순성 및 단발성이며, 셋째로는 과잉투자 또는 과다한 부채비율 등을 들 수가 있다.
현재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연구결과물에 대한 산업체 기술이전 방법은 주로 개발된 특허권에 대해서 관련 산업체와의 사용협약체결과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특허출원에서 등록까지의 기간이 2~3년가량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당시 기술수준은 경쟁기업이나 경쟁기술의 발전에 못 미치는 낡은 기술이 되고 만다. 또한 연구당사자들도 특허기술 이전 후에는 지속적인 산업체 지원이 중단되어 개량기술을 계속 개발,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
국민 세금에 의해 막대한 연구비가 투자되고 있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국가경제 및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이바지되어야 함은 마땅하다. 따라서 정부 출연연구기관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과 연구결과물의 새로운 산업화 모델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 가지 좋은 예를 든다면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국가출연연구기관 중 최초로 기술출자 방식에 의한 벤처기업((주)선바이오텍, 2004년 2월)을 창업하고 현재 활발하게 영업 중에 있다. 이러한 기술출자 방식에 의한 기술창업의 배경에는 기존의 기술개발을 통해 이루어 놓은 연구 성과를 단순히 기술이전이나 간접 지원하는 단계를 벗어나,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연구 개발자가 공동사업주체로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벤처기업에 참여하여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의 상용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산·연 협력의 창조적 모델로 추진된 당 사업은 기존의 특허권 등 기술실시계약에 의한 단순기술이전 방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능동적으로 연구 성과물의 실용화를 확산, 보급할 수 있으며, 기술출자 결과 발생되는 수익을 연구개발 재투자비로 활용하여 연구비 재원 확보의 다원화에 기여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연구원 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사기진작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기술이전이 다른 정부 출연연구기관에도 확산된다면 정부부문의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는데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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