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노무현 정부의 386운동권이나 재야파 출신들은 성장보다는 분배위주의 정책을 더 선호하는 느낌이 든다. 처음으로 제도권에 진입한 민노당에서는 부유세를 신설하여 10억 이상의 부를 소유한 5만 명 이상의 국민에게 30조 원을 거두어 빈부격차 해소에 써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장과 분배가 양자택일 논리로 성공 할 수 있는 정책일까? 성장 없는 분배란 있을 수 있을까? 또한 분배 없는 성장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기업가나 부자들이 열심히 투자하여 돈을 벌게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이를 나눌 수 있는 파이 자체를 크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 있는 자를 반사회적 국민으로 몰아가거나 시기나 질투의 대상으로 인식시켜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 하에서의 성장 동력은 기업이나 부를 가진 국민이다. 이들이 돈을 크게 쓰고 세금을 많이 내야 정부는 투자를 하거나 없는 자를 위한 분배정책을 펼칠 수 있고, 일반 서민들은 소비 촉진에 따른 경기의 덕을 보는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인도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인도는 그야말로 새로운 문화의 보고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노숙자나 빈민들이 많아 그 숫자에 놀랄 지경이다. 캘커타만 하더라도 1만 명에 가까운 노숙자가 있다. 영화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나 마더 데레사 영화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이런 나라에서 일찍이 빈부의 문제에 눈을 뜬 한 사회개혁가가 있었다. 현대 인도의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이자 사회개혁가로 손꼽히는 인물인 비노바 바베(Vinoba Bhave)다. 이 분은 간디와 함께 국민운동을 이끌어 독립을 쟁취했으며, 독립 후에는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토지헌납운동을 펼쳤다. 그는 인도 전역을 걸어 다니며 땅을 많은 지주들을 만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눠주도록 설득하여 마침내 스코틀랜드 만한 거대한 토지(약 400만 에이커)를 헌납 받았다.
그는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 베풀 것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베풀고 또 베풀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지주들의 마음을 움직여 땅을 베풀게 했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식이나 육체적인 힘을 베풀도록 하였다.
이런 베풂의 정신은 반대와 대립 분위기 속에서는 발전할 수 없다.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 베푸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이다. 나는 비노바 바베의 정신에서 기업 하는 분들이나 현 정부나 현 정부의 실세들이 기득권층이나 부유층, 기업인을 불신케 하는 정책은 이것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기업가나 부유한 자는 그 나름대로 부를 축적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우리는 그 땀을 존중하여야 하며, 그 분들이 그 존경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정신으로 가난한 자나 소외된 자에게 베풀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야 세금으로 많은 돈을 내도 빼앗긴 것이 아니고, 우리의 형제인 가난한 자들을 위한 배려로 인식되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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