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호남고속철 분기역이 충북 오송역이 되어야 한다는 모 정당의 발언이 행정수도로 똘똘 뭉쳐있던 충청인끼리 집안싸움을 벌이며 적으로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결정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배신, 그리고 충청지역민들의 고통과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호남고속철 분기역 문제로 충청인의 결집된 행보가 흐트러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문제와 마찬가지로 지난 1994년 첫 용역이 발주된 이후 현재까지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이 충청권에 유치되어야 한다고 말한 충청 지역민은 아무도 없다. 아울러 막대한 예산이 드는 정부의 국책 사업은 정치적 타협이나 당리당략에 의해 결정되어 소지역 이기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전문가 집단의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연구결과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보다 정치권이 잘 알고 있는 일 아닌가. 그런 정치권이 왜 하필이면 충청권을 다시 들먹이며 아픔을 겪게 하는 것인지, 도대체 무얼 하자는 것인지.
정치권의 정략적인 발언에 충청인이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그동안 들어왔던 ‘멍청도’, ‘핫바지’소리가 이제는 지겹지도 않은가. 누가 뭐라해도 충청인은 하나로 똘똘 뭉쳐 자신보다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고 개척과 화합의 정신으로 올바르고 꿋꿋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충청인은 결코 정치적 차원의 선심성 이벤트를 바라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하자. 그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연구결과에 의한 결정이라면 그 대상지역이 어디라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자. 그러면서 충청인 모두가 정치권에 한 목소리로 소리 질러보자. 정치권은 반성에 반성을 거듭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