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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임신과 출산을 다뤄 제작단계부터 논란이 됐던 영화다.
영화는 동명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전국적으로 300여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어린신부’를 연출했던 김호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등학생의 결혼생활을 가볍고 밝게 그린 어린신부에 임신과 출산을 덧붙인 점을 빼고는 감독이나 영화가 풍기는 분위기 등이 너무 흡사하다. 마치 어린신부의 속편이라고 단정해도 무난하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상업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어린신부의 후광을 노리고 손쉽게 제작한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영화는 15세의 중학생 제니(박민지 분)가 화장실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통해 임신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임신을 확인한 표정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담담하다.
성인여성이 임신임을 확인한 경우에도 그렇듯 무감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영화를 관통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즉 영화는 청소년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매우 민감하고 무거운 주제를 이렇다할 문제제기 없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아이는 사랑의 선물이고, 우리를 찾아온 소중한 생명이야. 무슨 일이 있건 건강하게 낳아서 잘 기를 거야. 최고의 엄마, 아빠가 되겠어’라는 두 주인공의 외침은 순수하고 용감하고 존중받을 만한 아름다운 사랑으로 치부하기에 공허하다.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청순하고 밝은 10대로 잘 포장된 닳고 닳은 성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본 느낌이다. 즉 임신에서부터 출산까지,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연달아 스크린을 채워가지만 어른들 흉내 내기에 그친 것이다. 심심찮게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요즘 청소년의 세태를 백분 반영했다는 주장들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더라도 영화적 완성도면에서도 후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집안 좋고 인물좋고 공부까지 잘하는 제니는 부산에서 전학 온 얼짱 주노(김혜성 분)와 만나는 순간 사랑에 빠져 사귀기 시작한다. 교내의 대표적인 닭살 커플로 발전한 이들. 어느날 이들은 제니의 임신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제니와 주노는 고민 끝에 우선 임신사실을 숨기지만 결국 양가 부모에게 들통나고 이들의 시련은 본격 시작된다.
15세 여중생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민감한 주제만큼 책임감이 결여된 이영화가 과연 주 관객층이 될 같은 연령층의 청소년들에게 어느 정도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 영화는 재심끝에 영화속 주인공들의 나이인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원래는 성적묘사나 폭력장면들이 없는데도 민감한 소재가 원인이 돼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8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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