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중 정치부장 |
지역경제를 살려달라는 하소연과 함께 또 많이 들은 말은 “신행정수도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국회의원의 소속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또 지역구가 도시인지 농촌인지에 따라 들은 얘기의 내용도 다소 차이가 있을 지라도 지금 충청도에서는 파탄나는 지역경제 살리기와 신행정수도 추진에 대해서 주민들이 목말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지금은 우리 지역지역의 국회의원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역경제를 한번 보자. 체감경기는 바닥이지만 여러가지 지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까 조심스럽게 기대를 걸어보지만 지역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은게 사실이다.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띠고 부동산 가격도 들먹인다는 소식은 오히려 중산층 이하 서민들에게는 일부 부유층의 또 다른 ‘투기’로 몸살을 앓지 않을까 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다. 아직도 여러 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고 실질 임금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판에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는 얘기가 곧이곧대로 들리지만은 않을게다.
신행정수도 문제만해도 그렇다. 정치권이 시원하게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행정수도이전 후속대책문제는 국회 특위에서 여야간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고 있지만 여전히 당리당략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지울 수 없다. 지역민들은 신행정수도문제가 풀리면 자연히 건설경기가 풀리고 이에 힘입어 경제전반적인 경기가 풀리지 않겠느냐는 한껏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서민들의 이 답답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당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열린우리당은 대안으로 행정특별시안에서 물러나 공주연기지역에 행정도시안으로 오는 2007년부터 건설공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한나라당은 대선을 겨냥해 오는 2008년 이후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다행히 지난17일 신행정수도후속대안 국회특위 소위에서 올해 안에 부지매입, 관련 건설청신설, 8조5천억원 규모의 상한선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내 위안을 준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하는 산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들이 내 놓은 대안들은 한마디로 지역민들에게 충족시키기는 미흡한 대안들이다. 충청권 의원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중책이 맡겨져 있다. 만약에 신행정수도 건설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방향으로 추진되거나 불발에 그친다면 우리 지역 의원들은 그 역사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당리당략을 버리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토의 균형발전과 충청민들의 민심을 어우르는 대책을 숙의해야 한다. 정쟁은 이제 그만하고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마땅하다.
적어도 서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깨달았다면 이제 실천에 옮겨야 한다. 마침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고 본격적으로 법안심사도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정기 및 임시국회 때 정쟁에 매달려 처리하지 못했던 경제입법안들은 물론이고 신행정수도 특별법도 마무리 짓는데 여야가 힘을 합해야 할 때다. 진정으로 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헤아려봐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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