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에서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었고 앞으로도 촬영될 것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홍보효과를 기대하고 기다려선 아무것도 주어지는 것이 없다.
영상문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우선 정직하게 우리지역을 평가를 하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와 계획을 세워 치밀하게 준비한다면 밝은 미래가 다가올 것이다.
방송 3사가 드라마 세트를 짓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백억원의 제작지원비를 받아 마구잡이식 세트 건립으로 일부 관광지의 환경파괴도 가속화 하고 있다.
세트 건립으로 일부 재미를 보고 있는 지자체도 있지만 자치단체간 무분별한 경쟁을 악용한 방송사들의 횡포에 애꿎게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지자체들도 단체장들의 업적주의식 발상과 ‘영상테마파크’란 장밋빛 꿈에 부풀어 방송사의 제안에 휩쓸리고 있다. 이렇게 지어진 세트는 상당수 촬영 후 관리가 부실하거나 막대한 관리비용을 쏟아 붓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방송사가 짓는 세트장은 가건물 형태로 짓는 것이기에 영구적인 시설물로 보기 힘들며 이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면서 관광지화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가까운 일본 교토의 도에이영화촌은 방송사와 영화사의 세트를 수년에 걸친 계획과 충분한 공사기간을 갖고 건설, 갖가지 볼거리를 곁들여 테마파크로 활용하고 있다. 방송 스튜디오, 시대극 거리, 사무라이 구역, 각 시대별 영상, 포스터, 의상 등이 전시되어 있고 현재 상영되는 일본 영화 및 드라마를 재현하는 극장이 마련되어 있어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필자가 지난달 청소년 영화제작 일본연수차 도에이영화촌을 방문했을 때 한 방송사에서 기모노를 입은 여배우와 검을 든 두 남자 무사의 결투 신을 촬영을 하고 있었다.
세트만 구경하는 것 보다 직접 촬영 현장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이었다. 동행한 청소년들도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드라마 제작 현장을 숨을 죽이며 구경했지만 재미있고 흥미로운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도에이영화촌은 아주 크진 않지만 견고하고 짜임새 있게 만들어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처럼 드라마 세트를 난립하게 만들어 막대한 재정적 손실과 환경파괴를 가져올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어떤 드라마든 다 촬영할 수 있는 다목적 세트를 건립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드라마를 찍을 때마다 수십개의 세트를 새롭게 건립하는 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에 발맞춰 대전에서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문화산업 지원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고 투자재원 확대 여건 조성과 같은 실질적인 문화산업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신기술의 접목, 그리고 국가정책까지 탄탄하게 뒷받침된다면 대전의 엔터테인먼트산업은 국경을 초월해 시대를 이끄는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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