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지금 현재에 이르러서도 항상 자신보다 국가와 민족을 우선하고 타인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지향적인 가치를 축적해 온 넉넉한 사람들이 충청인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충청인의 지난 갑신년 한해는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 위헌결정으로 견디기 힘든 울분과 한(恨), 배신 그리고 절망 등 참기 어려운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여기에 정치권의 누구 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는 상황은 ‘멍청도’, ‘핫바지’ 라는 소리를 듣게 해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아픔의 한해였다.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에는 호남고속철 분기역이 오송역이 되어야 한다는 정치권의 발언이 충청인의 결집된 행보를 또다시 흐트러지게 하고 있다.
충청인은 어느새 정치적인 공약에 농락당하고, 정치적 논리로 이리저리 휘둘리며 정략적으로 이용만 당하는 그저 ‘멍청도에 사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지역주의가 극복되고, 모든 지역이 골고루 균형있는 발전이 되어야 한다는 이 시점에 충청인을 대변할 신당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지 않은가.
이제 을유년 한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충청인 모두가 비장한 각오로 우리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볼 때이다.
왜 듣기 거북한 핫바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화합이나 단결이 잘 안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주체적인 의지와 역량을 가진 우리 충청인이 왜 정치적 논리에 이리저리 휘둘려야만 하는지 생각해 볼때다.
그런 후에 충청인의 반발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당위성뿐만 아니라 약속한 공약을 농락하며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권에 대한 분노며 생존의 자구책임을 한 목소리로 성토해 보자.
정부의 국책사업 또한 정치적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조사에 따른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의 결정이어야 하기에 충청인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의해 지역안배를 고려한 나눠먹기식 결정을 심히 우려하고 있음을 당당하게 말해보자.
거기에 정치권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때로는 자제하며 협상과정을 의연하게 지켜보는 충청인들만의 특유의 여유도 가져보자.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지난 한해가 우리 충청인에게 위기의 한해였다면 을유년 한해는 우리 충청인의 끈기와 저력을 맘껏 보여줄 기회의 해인 것이다.
그 기회를 살리는 길만이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데다 끝없이 추락한 우리 충청인의 자존심도 회복시킬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을유년 한해를 충청인의 해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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