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칼럼]‘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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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칼럼]‘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

  • 승인 2005-02-16 02:29
  • 김태임 대전대 간호학과 교수김태임 대전대 간호학과 교수
얼마 전 간호학과 학부학생과 대학원생을 포함한 20명이 CAPE(Center for Asia-Pacific Exchange)에서 주관하는 노인 간호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2주일간 하와이 연수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특히 이번 연수는 학술 진흥재단에서 지원하는 2004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일명 누리사업)에 대전대 간호학과가 선정되어 그 사업의 일환으로 20명이 연수비 전액을 지원 받아 이루어진 프로그램 이었기에 더욱 의의가 있었다.

연수학생 선발은 늘 자신에게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자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 하에 간호학과 1, 2, 3학년 학생들과 대학원 생 중에서 본 대학 장학금 지급 기준에 근거하여 선발하였다. 선발된 학생들은 4주간의 영어 연수를 사전에 받은 뒤 하와이 연수 길에 올랐다.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한 후 무더운 날씨 탓에 입고 있던 겨울옷들을 하나 씩 하나씩 벗어가며 그렇게 하와이에서의 연수가 시작되었다. 도착 후 학생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았던 영어를 마음껏 실습해 보고, 외국생활과 문화적 차이를 체험해 볼 것과 되도록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할 것을 당부하였다.

연수 프로그램은 주로 오전에는 어학연수와 노인 간호 전반에 대한 강의가 진행되었고, 오후 시간은 양로원, 노인 요양원, 병원, 보건소 등과 같은 현장 방문과 문화체험으로 구성되어 있어 비교적 잘 짜여진 프로그램 속에서 여유를 갖고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와이에서의 며칠을 보내면서 처음에 걱정했던 부분들이 공연한 기우였음을 이내 알게 되었고, 수업과 현장방문 및 문화체험에 너무도 성실하게 임해주는 학생들이 기특하고 대견하였다.
학생 중에는 나름대로 식비를 아껴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어 보았다고 자랑하는 학생도 있었고, 카메라를 잃어 버렸다고 경찰서까지 찾아가 비록 서툰 영어지만 나름대로 자기 권리를 주장했던 학생도 있었다. 새로운 체험을 위해 시간을 쪼개어 쓰고, 때로는 용감하게 자신을 투입할 줄 아는 멋지고 예쁜 대학생들 이었다.

하와이를 떠나오기 하루 전날 해변 근처 공원 잔디밭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배경으로 각각 준비해온 음식과 음료수를 나눠 먹으며 연수 과정에서 느꼈던 소감들을 이야기 할 기회를 가졌었다. 학생들의 눈과 입을 통해 출발 때보다는 한층 더 성숙해진 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편견을 버릴 수 있었고, 우리에게서는 다소 부족했던 느림과 기다림의 철학, 장애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모양과 생김새는 다르지만 서로 다른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까지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아울러 간호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전도 우리나라에서 세계로까지 확대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상대이며, 우리의 의료 현실이 이들과 견주어 볼 때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예리한 분석도 놓치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와이를 떠나 왔지만 학생들의 모습에서 피어나는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평소 주어진 반경 내에서 그것이 전부인양 생활하던 이들에게 보다 큰 세상의 일부나마 보여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이번 하와이 연수를 통해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는, 늘 자신에게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 그리고 준비된 자만이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보고 체험한 만큼 알게 되고, 또 알고 있는 만큼 세상을 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너무도 당연한 말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교육의 장에서 만큼은 이를 몸소 실천하고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본 필자 역시 이번 연수가 제자들에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되도록 많이 제공하면 할수록 성숙되어가는 그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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