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없이는 나라살림을 꾸려 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통계법을 만들어 통계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누구를 조사할 것인지는 엄밀한 통계적 기법에 따라 정하기 때문에 여기에 따라야 정확한 통계가 나온다”는 원론적 설득은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
통계청에서는 금년 1월부터 통계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도 응답자의 부담을 경감시켜 주기 위해 조사방법을 개선하여 시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번 조사대상 가구로 정해지면 5년 동안 변동 없이 통계조사를 하도록 되어 있던 ‘고정표본’제도를 매월 약 900가구를 교체하여 조사하는 ‘연동표본’제도로 개선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조사대상가구의 응답부담은 3년으로 줄어들게 되어 응답 부담을 40%나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통계청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계조사가 부담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우리는 지금 통계에 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는 통계가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통계를 이용하며 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동안 나는 그 많은 통계를 만들어 낼 수 있게 응답해준 누군가의 희생덕분에 혜택을 누리며 살아 온 것이다.
이제 그동안 내가 누리던 통계의 혜택을 보답할 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는 없는 것인지…. 사회봉사란 게 대규모 행사에 참가하거나, 큰돈을 사회에 희사하는 것과 같은 거창한 일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통계조사에 성실하게 응답해 좋은 통계가 나오고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작은 몫을 하는 것 또한 훌륭한 사회봉사가 아닐까?
국민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던 6월의 월드컵 경기도, 아시아의 축제인 부산아시안게임도 보이지 않은 숨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없었으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통계조사도 자기 희생을 무릅쓰고 응답하는 대상처의 자원봉사 정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통계는 우리 모두의 공동자산이다. 각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내놓으면 통계청에서는 이 데이터를 모아 소중한 가치가 있는 통계로 만들어 정보 제공자에게 되돌려 주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서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가 답한 통계조사 나라 살림 초석되고, 내가 받는 통계자료 내 살림에 도움된다”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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