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화 코드는 상생(相生)이라고 합니다. 상생이란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가 서로를 잘되도록 바라며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것(Win-Win)을 말합니다. 패자는 없고 오직 승자만이 있는 게임이 상생입니다. 상생의 궁극적 목적은 서로가 잘되어 모두가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는 상생보다는 ‘상극(相剋) 문화’에 머물러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무한경쟁 시대의 산물이기도 한 이 상극 문화는 개인의 승리와 개인의 행복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많은 사회적 병폐를 만들어 냅니다.
일례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쓰레기소각장이라든가 원자력발전소, 화장터 등의 시설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상호 이해와 협의를 구하는 상생의 문화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지키려는 상극의 문화현상을 보여주는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극단적 이기주의는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회통합의 장애물이 됩니다.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상극의 문화는 비단 집단이기주의나 개인주의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즈음 우리사회는 합리적이고 건전해야 할 세대에까지 과소비가 떳떳한 사회적 과시의 수단이 되어있고 부(富)가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특정한 상표나 유행이 바람을 일으키면 자신의 개성이나 경제력은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현상도 보입니다.
이러한 1회적인 소비 심리나, 유행과 명품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는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위화감과 가계경제의 심각한 위기현상들을 초래하게 되며 이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켜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이렇듯 개인주의나 집단적 이기주의, 잘못된 소비문화 등은 결국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상극의 문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우리나라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화적 코드입니다.
새해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국가의 혁신을 제 1과제로 주창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투명하고 효율적인 정부, 문턱은 낮아지고 문은 활짝 열려 있는 봉사와 참여의 정부, 중앙과 지방이 함께 국가발전을 이끌어 가는 분권화된 정부로 혁신해 가자고 혁신의 방법과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낡은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워져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는 국민 생활문화의 혁신을 전제로 합니다.
이제 ‘나’를 넘어선 ‘우리’, ‘우리’를 넘어선 ‘사회’의 개념을 바탕으로 서로가 발전하고 서로가 다같이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을 선택하고 양보와 희생을 미덕으로 삼는 사회로 발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상생의 생활문화 정착은 대한민국의 일류국가 건설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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