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아직 잠이 덜 깬 큰 딸아이는 남편이 들쳐 안고, 작은 사내아이는 아내가 업고 양손에는 기저귀와 우유가 든 가방을 들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두말할 것 없이 정말로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공직생활 대부분을 여성과 관련한 수많은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과연 도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 제대로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충남도의 여성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펼쳐야 할 것인가? 고민과 걱정, 책임감과 중압감이 양어깨를 짓누른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9로 유럽 국가의 1.4~1.9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적게 낳기 때문이란다. 육아문제가 바로 여성의 사회활동을 가로막고 또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젊은층이 크게 감소됨을 예고하는 것으로서 미래 국가의 존립차원에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일시적인 지원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볼 수 없고 국가차원의 인구정책이 조속히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보육문제도 분명 어느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슬기를 모아 풀어 나가야할 이 시대 화급한 과제다.
이에 우리 도에서는 지난 1995년 민선자치도정 출범이후 보육분야에 약 2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보육시설 확충, 저소득층 보육료 확대 지원 등 다양한 시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보육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친다고 판단되어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해 나가고자 지난해 7월 보육전담부서를 신설하였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금년에는 ‘보육조례’를 제정, 보육에 대한 지방차원의 제도적인 뒷받침을 확실히 하고자 하며, 또 2010년을 목표로 하는 영????보육의 기본방향과 비전을 담은 ‘보육정책 중장기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렇게 마련된 정책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집행해 나가고자 전문가 집단 등이 참여하는 ‘보육정책위원회’도 구성?운영하고??한다.
특히 민선3기 도지사 공약사업 중 핵심사업인 ‘어린이 인성학습원’ 설립도 그동안 기본계획 수립과 관계부처 협의 등 행정절차 이행을 마친 상태이므로 금년에는 건축공사를 추진, 2006년 초에 개원하여 본격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또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보육에 정성을 쏟아온 보육교사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사기진작을 위해서 ‘처우개선비 지급’과 출산 및 교육시에 ‘대체교사’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보육인프라 구축과 시책들을 추진해 나가는데 금년도에 약 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
그러나 지방의 열악한 재정형편, 제도적인 제약 등 헤쳐 나가야 할 과정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고 본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우리 도가 중심이 되어 200만 도민들의 보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보육인들의 힘과 지혜를 한데 모으는 일이 그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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