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재들이 불법특권을 거머쥘 수 있는 관료지망, 정치지망에 머리를 싸매고 서울로 서울로 기어오르는 나라. 수재를 뽑아 특권의 길을 열어주고 처음부터 간덩이를 키우는 나라. 그 사람들이 요직을 독점하고 정책결정을 독단하며 규제를 풀면 안 된다고 독선을 부리는 나라.
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사람이 온갖 불법선거를 통해 당선의 영광을 누리는 나라. 때 밀어주고 설거지해주며 상갓집을 싸다녀도 의원님으로 미화되는 나라. 그래도 신문 방송이라는 비석에는 다투어 이름 석자가 깊게 새겨지는 나라.
당직으로 가득 찬 정당 당원은 몇 명이고 의원은 몇 명인데 즐비한 부총재, 부총무, 부대변인, 그것도 모자라 거기에 수석을 붙여 부르는 나라. 언론사라고 예외 없이, 학교?연구단체??별수 없이 미국박사도 귀국조건으로 직급을 따지며 부하 거느리고 접대비 쓰는 맛을 익히 아는 나라. 신림동 고시촌에 몰려있는 출세지망생들, 이들을 여기까지 끌고 온 출세인들, 그 끊임없는 행렬을 바라보며 국제화다 세계화다 내지른 소리. 그 소리도 실상 그 발목을 잡고 있는 녀석들이 내질러 더 요란하다. 제품의 마무리가 거친 것을 왜 고졸 탓으로 돌리나. 대졸이 가득 메운 등산길 유원지는 왜 쓰레기 천지인가.
한마디로 출세길이 바로 나야 한다. 정치인이 부패특권에 드는 것을 출세로 안다면 주권재민은 요원하고 민주는 형식만 남는다. 국민이 그런 정치인을 배척하면 된다고 하지만 국민이 특혜를 받으려 또는 규제 단속을 벗어나기 위해 그런 정치인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니 결국 쳇바퀴를 도는 꼴이다. 어떻게 선진국이 되겠는가.
어느 신학자는 벌써 예수님이 내려와 세상을 심판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하나님의 말씀이란 성서적으로 창조적으로 삶을 살라는 말씀이고 오늘까지 모범적으로 이를 실천해온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이루어 놓은 사회가 합리사회, 선진사회 아닌가. 그 연단(鍊鍛)이 경쟁력이며 이제 이로 심판하여 천당과 지옥, 선진과 후진, 귀족과 노예를 갈라놓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후진에 머문다는 것은 속상하는 일이다. 노예로 끌려 다닌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지옥 있어야 천당 있는 법이라고 뽐내면 그 천국이 오래 가겠는가. 서울 바라고 조상 탓하며 하루해를 보낸들 누가 천당 보내 주겠는가.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고 편작이 내린 약도 먹어야 낫지 않겠는가.
이 시기에 서울에 올라와 출세한 선배들은 자기차례가 지나갔다고 홀가분해 할게 아니라 세상을 뜨기 전에 한 그루의 나무라도 심어야 자기가 저질러 놓은 땅이 폐허를 면할 수 있다는 뒷갈망의 안간힘을 써야 한다.
예수님이 다시 한번 더 내려오신다 해도 애쓰지 않는 자를 구원할 리 없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만연한 부정부패의 역청을 뒤집어 쓰고는 아무리 애쓰더라도 그 모습을 하나님이 보실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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