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로 장애인 시설 등 각종 복지시설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명절을 앞둔 복지시설 원생들에게 올 설은 어느 때보다 우울한 명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IMF 위기 이후 꾸준히 줄어든 시설 후원자들이 지난해에는 최악을 기록해 시설 종사자들이 직접 후원자 찾기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상황은 더 이상 나아지지 않고 있다.
65명의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대전시 서구 장안동 한마음의집에는 지난해 후원자와 각종 성금이 절반으로 급감해 장애인 재활 치료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에서 나오는 지원금으로 원생들의 식사와 겨울철 유류대는 그럭저럭 해결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재활프로그램 경비를 쪼개 쓸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급기야 한마음의집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지인(知人)들을 통해 후원자를 모으고, 홈페이지와 소식지를 통해 후원자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선뜻 후원에 나서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45명의 노인들이 생활하는 대전시 유성구 송정동 사랑의집 양로원은 낙후된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의 주거 환경을 바꿔주기 위해 건물을 신축했지만, 인건비 등 공사대금을 아직까지 지불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후원자는 고사하고 위문 오는 사람들의 발길도 크게 줄어 노인들의 주름살이 더욱 늘고 있는 것도 다른 시설과 마찬가지다. 그나마 연말연시를 핑계로 일반 화장품제조업체와 병원 등에서 비누 등 생필품을 보내고, 무료진료 등 봉사활동을 오긴 했지만, 이 같은 위문자도 매년 눈에 띄게 줄고 있는 형편이다.
한마음의집 송호연(32) 과장은 “경기 침체로 사람들의 마음이 얼어붙은 것 같다”며 “사람들이 후원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힘들수록 서로 관심을 갖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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