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서울의 발전이 우리나라 발전의 모태가 되었고 경제, 문화, 행정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대 구조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현실을 짚어보아야 한다. 대도시의 형성에 따른 문제점은 이미 국내외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대도시의 집중은 수송과 통신체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람과 물자의 대이동으로 도시의 구조가 정서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도시가 침착성을 잃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발견할 수 없는 낙오자가 발생하는 등 다루기 어려운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와 결부된 형태로 범죄와 소외, 스트레스, 가족의 붕괴 등 사회질서 분해라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또한 도시의 팽창은 차량의 증가 등 화석연료의 대량소비로 이어져 대기오염 발생으로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2000년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60㎍/㎥로 1940명의 사망 원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리고 2003년도에는 71㎍/㎥로 런던, 파리의 20㎍/㎥ 정도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 피해뿐 아니라 건강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급히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커다란 문제는 도시와 지방 사이의 불균형, 즉 부(富)나 권력, 문화, 교육 등 생활 여건의 격차 해소 대책이다. 도시는 날개를 펴고 자석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반면 농촌은 좋은 것을 잃어버리고 너무 위축되어 있다.
도시로의 대량 이주는 도시의 사회문제와 더불어 농촌이 활력을 잃어감에 따라 상대적 빈곤현상을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사회내적 통일이 없는 정치적 불안에 휩싸인 이중사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건전한 신체는 건전한 정신에서 깃들인다는 말처럼, 도시의 건강함이 농촌의 힘에 의존하고 있음은 영원한 진리이다. 도시의 생활이 풍족함이 있다 해도 생산자로서의 조역이며, 모든 경제생활의 전제 조건인 1차 생산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지방이란 점이다. 진정한 인간의 삶의 질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함에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농촌지역 등 소외된 지역의 경제, 문화생활 여건을 향상시키지 않는 한 대량실업과 도시로의 이주라는 악순환을 해결하기 어렵다. 더 이상의 도시화 현상은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다. 대도시와 농촌지역 주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삶은 인구의 적정 규모 분포문제 즉, 국토의 균형 발전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은 거시적인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론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징후는 이미 나와 있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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