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집중 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까. 중앙재해대책본부가 매년 집계하는 자료에 의하면 연도별로 차이는 있지만 자연 재해로 인해 우리나라는 매년 평균 6000억원 가량의 재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이보다 더 많은 액수가 피해 복구비용으로 매년 사용되고 있다.
기상 악화로 인한 자연 재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예보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사전에 대피하거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고 그러한 방법의 대표적인 것이 위성을 이용한 기상관측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일본이나 미국의 기상위성 자료를 받아서 예보에 활용해오고 있기 때문에 예보의 속도 면에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필요성에 의해 2003년부터 시작된 통신해양기상위성개발사업은 집중호우, 태풍, 황사, 적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여 대국민 복지를 제고(提高)하고 국가재난 안전관리 체계 구축 및 남북통일에 대비한 신속한 위성통신망 구축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위성은 2008년 말 발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고 정지궤도용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위성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이어서 높이가 3m에 무게가 무려 2.4t에 이른다.
이 위성에는 기상과 해양 관측용 카메라가 각각 한 대씩 탑재되고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통신 중계기가 처음으로 실리게 된다. 이 위성이 궤도에 올라가 임무를 수행하게 되면 그것이 곧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 수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인정받는 계기가 되는 셈이다. 그 국가적인 홍보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적인 효과 면에서는 호우나 태풍 예보 시간을 한 시간 이상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이재민의 발생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 연간 500억 이상의 재산 피해 및 복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공하는 해양 관측 자료를 활용하면 적조 피해를 줄이고 해수 온도 측정, 어족자원 관리를 통해 어민들의 활동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IMF와 같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이상적인 논리만으로는 연구개발 사업을 유지하기가 힘들어 진 것이 사실이다. 투입 가능한 국가 재원이 한정된 만큼, 획기적인 이익을 가져오거나 국가 안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받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도태되는 시대가 되었다. 자연스레 경쟁력 있는 연구개발만을 수행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국가 예산이 꼭 필요한 분야에 집중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꼭 필요하다’라는 의미를 필자는 복합적으로 생각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적어도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경제적 이익과 동시에 국가의 미래를 위하고 후손들에게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경제성은 물론이요 과학기술 발전에도 기여하는 우주 개발 산업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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