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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 초원이의 가슴 뭉클한 마라톤 도전기 더스틴 호프만 버금가는 호연 관객 사로잡아
‘말아톤 ? 마라톤?’
그렇다, 영화 제목 말아톤은 마라톤의 오기다. 자폐증으로 신체적 연령은 스무살 성인이지만 정신연령은 5살에 불과한 주인공 초원(조승우 분)이 일기장에 마라톤을 말아톤으로 쓴 글에서 따온 것이다.
이렇듯 영화 말아톤은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지닌 사람이 정상인들도 어렵다는 42.195km 에 달하는 마라톤 폴코스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머니즘 영화다.
여기에 더해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 초원을 위해 헌신하는 모성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 보기 어렵던 매력적인 영화다.
이 이야기는 실화에서 출발해 더욱더 감동적이다. 영화를 위한 각색을 제외하더라도 진실로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영화속의 주인공 자폐아 초원의 실제 모델은 배형진군이다.
동면, 기념촬영 등의 단편영화로 국내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정윤철 감독이 직접 실제 주인공 배형진 군과 1년간 함께 마라톤을 하며 시나리오 작업을 한 점도 가슴 뭉클한 휴먼드라마로서의 감동을 높였다.
영화 말아톤은 이런 실화에 더해 초원역을 맡은 조승우의 열연으로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조승우는 천진난만한 표정속에서 초점없는 눈빛으로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손가락을 제각기 움직이는 산만한 손짓으로 자폐아에 대한 특징을 자연스럽게 열연했다.
영화 레인맨에서의 자폐증 연기로 찬탄을 받은 더스틴 호프만에 버금가는 호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다시 한번 붙잡는다.
“내 소원이요. 초원이가 나보다 하루 먼저 죽는 거에요”라는 대사로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초원 엄마역의 김미숙도 TV에서 갈고 닦은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2년만에 영화에 출연한 김미숙은 자폐증에 걸린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하는 전통적인 우리네 어머니상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갖은 고통과 고난으로 관객들을 숙연케 하던 이 영화는 후반부에 절정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혼자서는, 아니 엄마의 손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초원이 엄마의 손길을 뿌리치고 자신의 의사로 마라톤 레이스에 뛰어드는 점과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표정으로 달리는 모습은 인간 승리를 대변한다.
또한 결승선을 통과한 초원이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은 일반인과 똑같은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존재의 의미를 각인시킨다.
초원의 행복한 미소는 불경기와 최고의 실업률 등으로 고된 생활에 지친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서는 의지를 되살리는 백만불짜리 미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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