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규 경제부장 |
미국과 영국, 호주, 유엔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기후변화 태스크포스팀’은 앞으로 10년내 지구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위험지경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지금도 기후를 담보로 한 대재앙의 시한폭탄이 거침없이 똑딱거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분석의 근거는 이렇다. 지난 세기동안 지구상의 평균 기온은 섭씨 0.8도가 상승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서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인 지난 1750년 당시보다 섭씨 2도가 상승하게 되면 극심한 폭서와 가뭄, 해수면 상승, 홍수, 각종 전염병 만연 등 엄청난 ‘환경대재앙’이 예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지난 연말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도 그 일종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기후변화에 안전할까. 절대 아니다. 태풍도 그렇고, 집중호우도 그렇고, 벌써부터 이상 징후가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재앙을 천재지변으로 애써 위안할 일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환경재앙은 철저히 인재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재앙의 중심에는 이산화탄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예고된 환경재앙은 시간을 더 당길지 모른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파국을 맞을 수 있다. 어찌됐든 더딘감은 있으나 이제 20일후면 교토의정서가 공식 발효된다.
교토의정서는 지난 1992년 브라질의 리우환경회의에서 채택되고 94년 발효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라 97년 만들어졌다. 교토의정서는 55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비준국의 배출량 합계가 전체 배출가스의 55% 이상이 돼야 발효된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전체 배출가스의 25%를 점하는 최대 배출국 미국이 자국 경제성장을 해친다며 서명마저 철회하는 바람에 무산되는 듯 했으나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유럽연합 등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비준에 동참함에 따라 내달 16일부터 발효하게 됐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선진국들은 오는 2008년에서 2012년까지 6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연도인 1990년 수준보다 5.2% 이상 의무적으로 더 감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무대상에 들지 않는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배출권을 사야 한다. 개발도상국은 감축대상은 아니지만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상 개도국의 지위로 감축대상국은 아니지만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8%를 배출, 세계 9위이며 이대로 가다간 오는 2010년 이전에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7위에 올라설지 모른다. 뿐만아니다. 단위소득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라크 다음으로 세계 2위이다. 내달 16일부터 전격 발효되는 교토의정서는 오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5년전 수준으로 낮추도록한 38개 선진국들간의 약속이다.
이들은 이미 감축에 들어가 이웃 일본 등은 기후세를 도입하는가하면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긴급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우선 1차 감축기간인 오는 2012년까지 목표 감축량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이들은 곧바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극 문제삼아 압박을 가해올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팔짱만 끼고 있는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다. 오랜 기간 계획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을 경우 머지 않아 경제위기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강건너 불구경일수만 없음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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