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동원씨 사진=이중호 기자 |
제2 야구인생, 선수들 위해 노력
“왕년의 최동원이 아니라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팬 여러분들도 눈앞에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하지 마시고 뭔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 봐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야구인들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 가장 행복한데 저 역시 다시 유니폼을 입었으니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더 연구해야겠지요.”
지난 19일 한화이글스와 연봉협상을 끝낸 왕년의 프로야구 대표 투수 최동원씨(47)는 비교적 밝은 모습이다. 한화 2군 투수코치로서 그가 계약한 연봉 규모는 6500만원. 80년대 중반, 특급 선수들의 연봉이 2500만원 안팎이었던 때 그가 받았던 연봉 9910만원보다도 적은 액수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최고의 연봉 액수를 기록했던 최씨가 다시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시작하는 야구인생인 탓으로 연봉에는 개의치 않는듯한 표정이다.
‘그 동안 왜 이곳 저곳을 기웃거렸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씨는 “지난 88년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종의 노동조합이나 마찬가지인 선수협의회를 이끌면서 구단측으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았다”며 “결국 그 같은 이유로 90년 은퇴 이후에도 많은 제약을 받게 돼 야구계 주변만을 맴돌았다”고 회고한다.
91년부터 92년까지 미국에 야구 연수를 다녀온 최씨는 93년, 94년 SBS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TV프로에 단골 캐스트로 등장하기에 이른다.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팬들에게 늘 제 모습을 보여주는 방안으로 방송을 이용한 셈이지요. 그러나 주위에서는 ‘저 친구가 딴따라하려고 저러는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의 눈초리가 심하더라구요.”
한국 프로야구계의 한 획을 장식했던 최동원을 바라보는 주위의 부정적 시각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지난 2003년 작고한 부친 최윤식 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한 그를 괴롭혀왔던 것 가운데 하나였다.
부친과 관련해 최씨는 “저와 구단측이 연봉 협상을 둘러싸고 타협점을 찾지 못하니까 오히려 구단측이 아버님을 끌어들여 타협점을 찾으려 했었는데 선수협의회 문제가 불거지니까 마치 아버님이 연봉 협상을 좌지우지한 것 처럼 매도했었다”며 소문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특히 부친은 일본에 대해 능통했기 때문에 일본 야구계에 대한 자료를 많이 알려준 장본인이기도 했다고 그는 회상한다.
지난 2001년 한화이글스 투수코치를 1년 동안 역임하기도 한 최동원씨는 현역시절 라이벌이자 야구계 후배였던 선동렬 삼성감독을 의식이라도 하는 듯 “지금은 과정이기 때문에 앞일이 어떻게 전개 될는지 알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야구장 밖에 있을 때에도 언젠가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만큼 ‘노력하겠다’는 말 밖에 없다”고 각오를 새롭게 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