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처음 제도를 실시한 이래, 우리 지역만 보더라도 대전·충청지역의 가입자는 146만명, 연금수급자는 16만명(2004년 12말 기준)에 이른다. 연금수급자는 앞으로 매년 20만명씩 증가, 201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73%에 해당하는 386만명이 연금을 받게 돼 본격적인 국민연금 수급자 생활시대가 열리게 된다.
국민연금제도는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뿌리이자 줄기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 과정을 보여주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이미 2000년 7.2%로 노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2019년에는 14.4%, 2026년에는 20%로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급격하게 진행되는 노령화 사회에서 국민연금은 ‘혼자의 힘으로 긴 노년을 보내야 하는’ 노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성장에 비해, 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는 작업이 그간 충분하지 못했던 점 또한 사실이다. 작년 “국민연금 기금이 바닥났다, 나중에 못 받을지 모른다, 세금으로 생각하고 마지못해 낸다”는 등 여러 오해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연금 적립금은 2004년 12월말 현재 130조원에서 2010년 328조원으로 2035년에는1715조원대로 최고조에 이르고 이후 본격적인 연금지급으로 인해 급격히 감소하지만, 5년마다 재정재계산을 하여 적립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2000년 세계은행의 ‘세계각국연기금관리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수익률이 세계 1위로 평가되었고, 기획예산처의 연기금 평가에서도 국민연금관리공단은 4년 연속 자산운용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기금이 바닥나서 연금을 못 받는다”는 국민들의 오해에 우리 공단의 홍보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누구나 맞게 되는 노후, 어쩌면 그 노후의 마지막 보루가 될 ‘국민연금’이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세계 160여 나라에서 국민연금을 시행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가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나라는 없다.
장수는 개인적 축복이지만 소득없는 장수는 사회적 재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재난을 사회적 연대의 원리에 의해 예방하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보장’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가 바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세대에 걸친 영속적인 제도로 계층간·세대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제도이므로 계층·세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갈등과 반목 그리고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고 조언하고 비판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서로의 노력과 참여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국민연금은 실질적인 주인인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믿음을 주며 본연의 목적대로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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