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갈수록 아이들이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져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는 사고가 학교사회를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수면으로 드러난 것이 수능시험 부정사건과 왕따현상이며, 더 나아가 최근 발각된 교사의 시험답안 대리작성 사건이다. 이 모든 것이 학교 현장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며 인성교육이 부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학교에 인성교육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로지 점수 경쟁으로 내모는 입시경쟁 체제와 우리 사회의 학벌구조 때문이다. 소위 입시주요과목이라는 국?영?수 등 몇 개 과목에 퍼붓는 엄청난 사교육비와 아이들의 노력을 생각해 보라.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창조성과 개성이 메말라 가고 서민들의 가계는 파탄 지경에 있다. 더 나쁜 것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져가고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학교를 뒤덮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들마저 인간교육의 목표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 간, 학생과 학생 간의 인간적 교류를 통해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적 삶을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학급활동, 클럽활동, 동아리활동, 체험학습 등이 강조되어야 하며 더 많은 인간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가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교육시스템의 문제이다. 추상적인 실천 중심 인성교육의 구호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육감이 도덕적 뒷받침이 없는 지식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면 인간교육을 위한 비전과 구체적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학벌사회가 만들어낸 입시경쟁 체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미래사회의 올바른 인간상을 어떻게 학교에서 구현할 것인가를 밝혀야 한다. 교육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만 미래를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에 부응한다고 학교를 입시학원처럼 운영하겠다고 한다면 올바른 교육자라 할 수 없다. 또 입시과열에 적극 대응하는 학교를 만들어, 대중의 욕구에 영합하겠다는 태도는 결국 학교현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다. 마침내 학교가 인간교육의 든든한 둥지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뜻을 모아 적극 대응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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