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일방 통행식 전시는 통하지 않기에 쌍방향 전시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참여관객 제도가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그만큼 관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제5회 광주국제비엔날레가 최초로 작품제작에 작가와 함께 관객도 직접 참여하는 ‘관객참여’방식을 도입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 때문일 것이다. 미술의 소통방식도 변화하는 현실에 맞게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러나 단순히 관객의 요구와 기호를 잘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시가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관객의 수동적 감상자에서 능동적인 참여자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문화적 변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로 인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디어라고 하면 인쇄매체와 라디오, 텔레비전으로 구분되었지만 오늘날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여러 종류의 미디어들이 통합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소리와 영상, 문자 등이 디지털 방식을 통해 융합되고 있으며, 원하면 언제든지 어디서나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의 수용이나 전송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일컫는 것으로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바야흐로 미디어는 물이나 공기처럼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미디어가 문화를 잠식하고 있는 시대에, 미술을 제작하는 것은 미술가가 이미지의 수동적인 소비자이기보다는 능동적인 생산자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사회 행위로 여겨지고 있다.
미술가들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실천적이고 지적인 기술들을 개발한다. 뿐만 아니라, 미술가들은 작품제작을 통해 매스 미디어 영상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미술이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환경의 표피적인 수용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유비쿼터스시대에서 나타나는 미디어 표현방법의 복잡성과 그러한 사회적 조건 하에서의 매스미디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미디어의 목적과 형태 그리고 콘텐츠까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더불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힘이 어떻게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접근을 형성하는지까지 다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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