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파’ 서러운 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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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한파’ 서러운 아르바이트

시간당 2천~3천원 최저임금 불구

  • 승인 2005-01-18 00:45
  • 정문영 기자정문영 기자
해고될까 업주 눈치보며 노심초사


“요즘 아르바이트자리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부당하고 억울해도 참고 일하는 수밖에 없다니까요.”
경기침체와 사상최대 구직난의 여파가 일반 근로자들은 물론 시간제 근무를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까지 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임금이라야 시간당 2000~3000원의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지만 언제 해고될지 몰라 업주들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어렵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김모(20·대학생)씨는 일을 하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같이 느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이력서를 내 놓은 상태에서 조그만 실수라도 하게 되면 학비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조차 사라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씨는 며칠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 16일 밤 건전지를 한 손님에게 판매했다가 불량 등의 이유로 다시 찾아와 교환을 요구해 김씨는 업주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업주는 “제품을 만든 회사에 전화하든지 알아서 하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다.

어찌할 줄 몰라 혼자 발만 동동 구르던 김씨는 결국 자신의 돈으로 환불해 주려고 했지만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이 무슨 돈이 있냐”며 그냥 가 버리고 말았던 것.

김씨는 “시간당 2000원이라도 벌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업주에게 흠이 잡혀봐야 좋을 게 있겠느냐”며 “차라리 내 돈으로 보상해주는 게 마음이 편할 듯 싶었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대학생인 권모(21)씨도 얼마 전 음식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 업주로부터 일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냉담한 소식을 접하는 등 손수 용돈 및 학비를 마련하려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겨울을 더욱 춥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권씨는 “심각한 구직난은 물론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절감했던 경험이 됐다”며 “무엇보다 우리 경제난이 하루빨리 해소되길 간절히 기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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