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수출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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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수출이 희망이다

  • 승인 2005-01-18 00:00
  • 배명렬 한국무역협회 대전. 충남지부장배명렬 한국무역협회 대전. 충남지부장
재주만을 부리던 원숭이는 갔다. 그리고 어둠을 헤치고 새벽이 밝아오고 있음을 알리는 닭이 왔다. 을유년의 상징처럼 올해는 불황에서 벗어나 호황으로 가는 새 단추를 꿰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해 우리는 양극화 신드롬에 빠져 세월을 허송하였다. 보수와 진보에서 출발하여 성장과 분배,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 등 양극화 논쟁에 열중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그러한 논쟁이 얼마나 무모한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바로 동반성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경제가 성장해야 분배가 넉넉하게 이루어진다. 대기업이 잘되어야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수출이 잘되어야 내수도 활성화될 수 있다.

수출이 늘어나면 많은 외화가 국내로 유입되고, 유입된 외화가 투자되면 고용이 창출되고, 고용창출은 소득 증대로 연결되어 소비가 늘어나고 결국 내수가 활성화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와 같은 평범한 이치를 외면하고 성장에 앞서 분배를 논했고, 중소기업이 잘되지 못하는 것이 마치 대기업 탓 인양 돌렸고, 내수 부진이 수출호조에서 기인하지 않았는가 의심하였다.

연두기자회견에서 대통령도 올해를 선진 한국으로 가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분배를 위하여 성장을 강조하고, 중소기업을 위해 대기업을 격려하고, 내수를 위해 수출을 장려하는 상생의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나라였고 지금도 자원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수입의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얻을 수 없는 원자재를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택했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모델은 경제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 대안 중에서 하나를 택했다기 보다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1964년에 1억 달러를 수출한 나라는 12개국이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오늘날 이들 국가 대부분은 절대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100억달러의 수출실적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2542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출실적을 올렸다.

수출은 이제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이 되었다.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고 있으며 수출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도 지난해 1~3분기에는 90.3%에 달해 수출이 우리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수출이 외면당한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수출을 지원함으로써 그 열기를 내수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정부는 인위적으로 내수를 진작시키기 보다는 보다 많은 자원을 수출부문에 배분하여 수출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자연스럽게 수출과 내수를 연결시켜야 한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품 및 소재산업의 기반을 강화하여 부품소재의 대외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수출지원이 내수부문의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경제가 세계 국민총생산 11위, 교역순위 12위에 오를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수출’이라는 훌륭한 리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수출이 우리의 비전인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앞당기는데 선봉에 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국민적 역량을 수출에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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