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내가 원하는 또 다른 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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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내가 원하는 또 다른 웰빙

  • 승인 2005-01-15 00:00
  • 김동규 신부 대전성모병원 관리부장김동규 신부 대전성모병원 관리부장
몇 해전 인기 코미디언의 TV 출연으로 금연 열풍이 일었었다.
평소 담배를 많이 피운 것으로 알려진 이 연예인은 폐암으로 끝내 사망하였으나, 흡연의 폐해를 일반인들에게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 그 건 우리가 가진 것 중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는 건강과 부(富)라는 큰 바퀴에 모든 게 매달려있는 듯하고 요사이는 ‘웰빙’이라는 통일된 단어가 우리를 사로잡고 있다.

웰빙의 중요 조건인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첫째는 지나치게 자동차 등과 같은 교통수단에 의지하는 것이고, 둘째는 먹기에 좋은 기름진 음식과 술을 탐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눈과 감각만을 만족시키는 자극적인 취향과 이와 아울러 여성의 외형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경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지적은 옛날 중국의 진시황 때 여불위 라는 사람에 의해 먼저 간파되었다 하니 그의 혜안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는 여러 현인들을 모아 당시까지의 지혜와 역사를 담은 책을 만들게 되는데 이 책이 ‘여씨 춘추’ 이다.
놀랍게도 위에 말한 세 가지 질병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부터 2000년 전에 쓴 ‘여씨 춘추’에 나오는 말이다. 그 책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수레 등 탈 것을 이용하려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럴 때 이 사람에게 있어서 수레는 초귈지기(初蹶之機: 다릿병을 불러들이는 기계)라 하였다.

오늘날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쉽게 차를 타고 다니며 자동차로 출퇴근하면서 운동 부족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경고인 듯하고, 기름진 고기와 술은 난장지식(爛腸之食: 장을 썩게 하는 음식)이라 했는데, 지나친 음주와 자기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과 비만을 걱정하는 요즈음 사람들에게 참 잘 들어맞는 말이요, 마지막으로 고운 피부와 아름다운 치아, 음란한 취향의 음악과 향락에 도취하는 것은 벌성지부(伐性之斧: 생명을 내려치는

도끼)라 했는데 인터넷을 포함한 온갖 매체에 범람하는 성의 상품화에 탐닉하거나 쾌락적 삶에 관심을 갖는 현대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듯하다.

올 해에는 무슨 결심들을 할까? 항상 새해가 되면 이런 저런 결심과 계획들을 준비한다. 꼭 새해만 그런 것은 아니고, 무언가 새로 시작 할 때면 흔히 하는 것이다.

올해도 늘 그랬듯이 많은 결심이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웰빙을 생각한다면 아니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위의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사는 생활을 계획해 보길 기대한다. 또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 시끄럽고 겉의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학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가 더 중요하며, 선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배척되기 일쑤이다.


웰빙 웰빙 하면서 늘 우리는 내면의 것 정신적인 것을 간과하고 있다. 아이들도 ‘얼짱’이다 ‘몸짱’이다 하지만 선한 내면의 것에는 그리 무게를 두지 않는다.

우리 후대들은 무엇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살아갈까? 답답해진다.
모두가 다 그렇지 않지만 흐름이 가져다 주는 강한 압력이 두려워지는 새해이다.

나를 생각하며 모두를 생각하며 후손을 생각하며 후대를 생각하며 다른 나라의 사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삶과 실천이 있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 좀 더 너른 시야와 생각으로 살아감이 어떨까?

이를 가능케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자. 우리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내가 원하는 또 다른 웰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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