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석우 기자 |
어떤 식이든 보다 ‘강력한’ 의지 표명을 원했던 것에 비해 실망스럽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논쟁화 될 것을 우려, 말을 아낀 것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는 반응이지만 대통령 자신이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면 오히려 논쟁의 ‘불씨’를 지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를 통해 그 동안 외면받아온 언론으로부터의 재조명과 전국민의 관심을 받아 신행정수도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할 수 있도록 유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 기회를 신행정수도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다시금 알리고 그들의 인식을 새롭게 바로잡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다. 다음달에 열릴 임시국회의 최대 화두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개혁입법이다.
지난 한해 그랬듯이 신행정수도는 국보법에 밀려 또 다시 ‘찬밥 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보법 폐지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서 후속대안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 역시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그 동안 후속대안에 대해 미온적이었던 정부·여당과 궤를 같이해 더욱 씁쓸하다. 정부·여당은 당초 행정특별시를 거론했지만 슬며시 행정중심도시에 무게를 싣더니 급기야 행정+다기능복합도시 조성에 대한 뜻을 내비치는 등 단계적으로 소규모 이전 쪽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대통령 표현대로 제대로 된 감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15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제대로 된 감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보살핌이 필요하다.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