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번은 티베트에 있는 성산을 오체투지로 올라가는 우리나라 여성들을 보며 너무나도 감격했다. 다른 것이라면 몰라도 나는 그것만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앞으로 엎어져 온몸을 땅에 붙이고 있다가 다시 일어섰다가 또 그런 자세로 1000m나 되는 높이를 올라간다는 게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유명인사를 포함한 아주머니 세 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엎어지고 쓰러지며 곧 죽을 것 같은 순간을 극복하며 거룩한 산을 올라갔다.
나는 그 프로를 보며 그들과 함께 울고 또 울었다. 고통을 견뎌내는 모양이 그 산의 이름보다도 더 거룩하게 보였다. 그사람들의 삶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끔찍스런 고초를 겪는 얼굴모습마저 참으로 예쁘고 착하게만 느껴졌다. 마침내 나는 그 여인들에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혼잣말로 대한민국의 어머니와 아주머니들을 존경한다고 뇌까렸다.
우리 둘레에는 뜻밖에도 도전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새로운 직업에 선뜻 손을 대기를 무서워하고, 이제까지 해보지 않았던 공부에 매달리기 전에 몸을 사리며, 혼자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을 매우 버거워한다. 그런가 하면 색다른 운동을 시도하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으며, 새로 나오는 기기의 작동방법을 스스로 익히려 하지 않고 내팽개치든지 아니면 젊은이들에게 맡겨버리고, 하다못해 머리 모양에 변화를 주거나 옷치장을 과감하게 바꾸는 태도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적절한 목표를 잡고 그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그러기에 나는 방글라데시로 떠난 선교사를 우러러보고, 아프리카의 오지로 발을 옮기는 수녀를 찬탄해마지 않는다. 또한 아이를 다 키워놓고 스키구두를 처음으로 신고 넘어졌다 눈을 툭툭 털고 일어나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을 향해 손뼉을 친다.
그리고 영어회화에 정진하는 할아버지와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에 매진하는 할머니를 향해 힘찬 박수를 보낸다. 그뿐 아니라 더 어려운 푯대를 심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숱한 장애인들에게도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이렇게 너 나 없이 도전하여 무엇인가 값진 것을 일구어내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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