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함께하는 건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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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함께하는 건강한 사회

  • 승인 2005-01-13 00:00
  • 박영조 충남도의회 의원박영조 충남도의회 의원
무리를 해서 피로가 겹치면 전신이 욱신거리고 때론 열까지 겹쳐 심한 몸살앓이를 하게된다.

대개 몸살이란 한잠 푹 자든지 심하면 한 이틀 쉬고 나면 거뜬해지기 마련이지만 계속 무리하고 피로가 쌓이게 되면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고 심지어 생명이 위험한 증세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상식이 아닌가 한다.

요즘 우리 사회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히 몸살앓이하는 몸뚱이에 진배없는 형국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것도 몹시 심한 몸살 증세인데다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무척 염려스럽기만 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듯 정치권이 잘 되는 것 같다가 실망하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되고 무슨 시책 발표가 있는가 하면 또 금세 아니다거나 뒤엎거나 하질 않는가.

중소기업들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은 사지 쑤시듯 느끼진 못한다 해도 여간 큰 충격이 아닐 줄 안다.
대기업들도 구석구석 알게 모르게 몸살앓이 증후들로 오한에 시달리는 모양이 문외한의 피부에도 슬쩍슬쩍 닿아 올 때면 이쪽에서도 으스스한 몸서리를 치게 된다.

국회의원 선거에 열기가 펄펄 끓더니, 마침내 의정 단상단하에서 때 아닌 이념논쟁이 터지고 치졸한 언사의 핑퐁시합은 보는 이의 눈앞에 심심찮게 벌어지기도 한다.

영국의회에서의 논쟁과 발언록이 실리는 런던타임스가 그처럼 인기폭등이라지만 지금 경제가 어찌되고 근로현장이며 농민의 현실이 어떤 상황인데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고 어쩌면 서로의 정치적 당리당략, 아니 사리사욕을 두고 마치 애국자인 양 이념논쟁이나 벌이고 정치공방에나 눈이 어두워야 하는 건지 힘없는 유권자는 냉가슴을 앓을 수밖에….

열병이 길어지면 몸의 적응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큰 병을 얻게 될 소지가 있는 만큼 그 이념과 목표가 아무리 숭고하고 정의롭다 해도 같은 군집 행동을 끊임없이 되풀이 하는 것은 무익한 정력과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게 되고 만다.

그 원인에 대한 성찰은 마땅히 있을 것이나 중요한 점은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분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어려운 경제를 회복시키고 선진국을 따라 갈까 말까하는 판국에 엉뚱한 곳에 지나치게 정력을 소비한다는 것은 결국 나라전체의 고질병만 안겨다 줄 뿐임을 한번 진지하게 살펴주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어려운 역사적 환경속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며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눈코 뜰 새 없이 넋 잃은 사람처럼 뛰어왔기에 세계 국가들 사이에 괄시를 받지 않게 되고 혹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지나치게 무리를 했다. 모든 것을 제쳐놓고 다 된 것처럼 과시하고 한때의 배고픔을 한풀이나 하듯이 펑펑 써대기만 했으니 복병이 나지 않을리 없다.

우리는 지금 이념이나 체제적 논쟁에 눈이 멀어 정신이 황폐해 가고 있다. 이런저런 보기를 들자면 끝이 없겠으나 요컨대 너무 급하게 서둘고 힘겨운 일을 한꺼번에 이룩하고자 애쓰다보니 무리가 가고 피로가 겹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어느 한 사람 한 집단을 탓하기 보다는 모두가 차분히 열기를 가라앉히고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나를 물어볼 때다.

그리고 조용한 휴식을 통해 으스스한 오한에서 떨쳐 일어나 건강을 되찾고 내일의 어려운 일을 열심히 치러나갈 채비를 단단히 할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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