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음악회를 구성하는 세가지 요소는 음악, 연주자 그리고 청중이다. 음악회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연주를 하는 연주자와 음악을 보고 듣는 청중과의 교감으로 이루어진다.
연주자의 작은 숨소리, 표정 등은 음악과 함께 청중에게 전달되며 청중들의 음악에 대한 반응은 무대 위에 있는 연주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연주자와 청중은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
연주자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청중들의 반응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는 연주자에게 일어 나서 아낌없는 박수와 사랑을 전하는 것은 아름답게 연주된 음악에 대한 청중의 최고의 표현이다. 그리고 청중은 연주자가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 연주자가 음악을 표현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연주회장에는 어린아이의 출입이 제한되어야 하며 연주도중 잡담이나 소리를 내는 일은 없어야 하며 악장 사이의 무분별한 박수는 오히려 연주자의 리듬을 깨는 것이므로 삼가야 한다. 이에 연주자들이 연주를 할 때 청중의 수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것이다.
수년동안 끊임없이 발전해 온 대전시향과 더불어 높아진 대전시민의 음악 감상 태도는 대전을 찾는 많은 음악인들이 부러워하는 것이 되었다. 대전시향을 후원하는 높은음자리표에 몸담고 있는 관계로 시향과 협연을 하거나 객원지휘를 하러 온 많은 음악가들을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난번 객원지휘를 했던 케네스 키슬러는 연주가 끝난 후 수준 높은 청중을 보면서 이런 청중를 비행기에 실어 미국으로 데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클라리넷의 거장 데이빗 쉬프린은 협연이 끝난 후 대전을 떠나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다시 오길 원했다.
특히 작년 10월에 있었던 뉴욕필의 공연은 수준 높은 청중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연주였다. 지휘자 로린 마젤은 세계 어느 곳보다 더 세련된 청중이라고 극찬을 하며 앙코르곡이 부족해서 아쉬웠다는 자신의 심경을 뉴욕필 지휘자 홈페이지에 실었으며, 박성용 금호문화재단 이사장은 연주 후 필자에게 대전시민의 음악 수준이 높은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토로하면서 대덕연구단지의 박사들이 많이 와서 그러냐고 묻기까지 하였다.
대전시향의 눈부신 발전은 대전시민을 높은 수준의 청중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와 함께 이제는 높아진 수준 만큼 역으로 대전시향 발전을 대전 시민이 선도 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대전시향이 대전시민의 자랑이요 우리나라의 문화적 긍지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지난해의 성공적인 미주 공연을 토대로, 이제 세계 속의 오케스트라로 거듭나는 대전시향을 기대하며, 함신익 지휘자를 비롯한 모든 시향 단원들과 스태프들에게 대전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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