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립무용단 수석 무용수 김한덕씨 |
무용계 활성위해 후진양성도 열심
“춤은 최고의 명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에 충실하면서 춤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것이죠.”
김한덕 대전시립무용단 수석(38·사진)이 청주시립무용단 훈련장을 거쳐 대전시립무용단에 둥지를 튼지도 어언 10년 세월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그는 도살풀이의 맥을 이어가며 시립무용단의 맏형, 큰오빠격으로 노조의 전신인 운영위원장을 맡아 단원들의 권익 향상과 시립무용단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가 춤을 추는 이유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춤의 본질, 춤을 통한 하나의 깨달음을 지향하고 싶은 바람에서다.
그는 새해 들어 개인적인 소망이 하나 생겼다. 무용 인구가 축소돼 가는 안타까운 현실속에서 무용인들을 양성할 수 있는 근원부터 정책적으로 펼쳐졌으면 하는 것이다. 무용계의 실습적인 요소들인 특화된 교육이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무용인구의 근본적인 확대와 활성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일례로 국악강사풀제처럼 무용강사풀제도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요즘 들어 스포츠댄스 등 외국춤이 범람해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보다 너무 외국적인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는 그는 문화의 근본적인 뿌리가 되는 전통춤이 명맥을 유지하고 발전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고2때 발레로 무용계에 입문한 김한덕은 지난해 제22회 전북국악대제전에서 ‘도살풀이’로 대상을 받았으며 남성 5인무에서 역시 도살풀이춤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춤세계를 선보였다.
그의 창작품으로는 아시아안무가 페스티벌에서 선보였던 ‘비가’와 ‘비창’ 등이 있다. 삶과 죽음이라는 대각선적인 요소를 다룬 애절한 슬픔이 묻어나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김한덕의 춤은 영혼이 살아숨쉬는 듯 진솔하다.
그의 체험에서 빚어진 슬픔과 한이 춤을 통해 맑게 승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무속적인 성향이 짙은 경기도당굿에 그가 매료된 이유는 춤에 혼이 담겨있기 때문이란다. 제자들에게 정확히 가르쳐줄 수 있는 떳떳한 스승이 되고자 노력하는 그는 장구, 꽹과리, 북, 기악반주장단, 판소리 고법 등 다양한 장르의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올해의 목표를 ‘후진양성’에 담은 것도 그의 어린 제자들에게 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서다.
중부대에서 ‘전통무용이론실기’와 ‘전통타악실기’ 등을 강의해온 그는 ‘김숙자 도살풀이 춤 동작분석연구’로 숙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민속학자인 용인대 이병옥 교수로부터 ‘도살풀이 무보’와 관련된 박사과정을 준비중이다.
“제 춤을 보며 단 1명의 관객일지라도 환희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나를 자각하지 못하는 꿈에서 깨어나 도인처럼 투명하게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살고 싶다는 김한덕의 소박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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