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의식과 윤리의식을 갖고 우리 삶의 로드맵을 정해야 한다.
안병욱 교수는 인간은 15글자 즉 ‘나는 누구와 어디를 향해 어떻게 살까’로 결정된다 하였다.
유명한 신학자 고가르덴도 인생을 좌우하는 네 가지 전치사로 ‘of, for, with, by’를 제시했다. ‘of’는 소유를 나타내는 전치사이다.
내 인생과 나의 생명이 누구의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란 유행가가 있었다. 자기 생명은 자기 것이니 마음대로 해도 되고 때에 따라 자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다.
젊은이들 중에는 “내 인생은 내 애인의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연인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도 불사하겠다는 결의표명이다. 그러나 “내 인생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신앙인들이 있다.
시계는 만든 이의 뜻을 따라 시간을 제시하듯 창조의 대의에 순종하고 법도에 따라 살려는 자세이다. 물고기는 물속에, 기차는 레일위에, 포도나무가지는 원둥치에 붙어 있어야 최선이듯 사람도 창조의 큰 뜻을 알고 이루어가는 삶일 때 최선의 것이 될 것이다.
‘for’는 삶의 목적을 가리킨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 돈, 명예, 권세, 지식, 영생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옛날 중국인들은 모든 이가 공통적으로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셋 있는데 재물, 권세, 명예라고 했다.
따라서 이 세 가지를 한 사람이 가지면 안된다고 했다. 예컨대 재물을 가진 자는 권세와 명예는 갖지 않아야 한다. 명예를 가진 자는 재물을 포기해야 한다. 한 사람이 셋을 모두 가지려고 할 때 무리가 생기고 비리가 발생한다.
‘with’는 어울리는 동반자를 뜻한다. 부부간, 친구간, 직장동료, 동호인과 동아리 회원이 중요하다.
‘類類相從’이나 ‘近墨者黑, 近赤者赤’이란 말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가리킨다.
‘by’는 삶의 수단을 가리킨다. 무엇만 있으면 살겠는가? 돈인가? 건강인가? 지식인가? 신용인가? 나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수단 가치로서 어떤 것들을 선택할 것인가 검토해보자.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세상을 보는 눈(觀)에 관한 것이요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의사결정의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이다.
먼저 구할 것이 있고 나중에 구할 것이 있다. 중심가치가 있고 주변가치가 있다. 근본적인 것이 있고 지엽적인 것이 있다. 그물 코처럼 기본적인 벼리(綱)와 원리가 있는 것이다.
급한 것(urgent)이 있고 중요한 것(important)이 있다. 즉 급하면서 중요한 것도 있고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게 있다. 급하진 않으나 중요한 게 있고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게 있다.
우리 인간에겐 시간도, 건강도, 물자도 유한한 것들이므로 이 세상 모든 일을 나 혼자 영원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득불 어떤 것을 골라내야 한다. 다시 말해 포기하거나 뒤로 미루어야 할 것들이 있다.
이제 정월 중순에 들어섰다. 차분히 앉아 2005년 한해동안 나 자신과 우리가정, 그리고 우리 직장과 우리 지역사회에서 꼭 이루어야 할 일들을 추려내 보자. 옥석을 가리고 알곡과 쭉정이를 분류해보자.
줄기와 가지를 나누어보고 본말의 구별을 시도해보자.
한정된 자원으로 한해동안 해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명(明)나라 왕수인(王守仁)의 말처럼 “나무를 기르고 싶으면 먼저 뿌리를 북돋아야하고 덕을 쌓고 싶으면 먼저 마음씨를 가다듬어야 한다(種樹者必培其根, 種德者必養其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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