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은 소한부터 대한까지 15일 동안을 5일식 세분하여,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고, 중후(中侯)에는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며, 말후(末候)에는 꿩이 운다고 했다.
매해 1월이 되면 ‘정초한파’(正初寒波)의 추위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소한의 추위는 한 겨울 추위의 절정을 이룬다. 하지만 절후의 이름으로 보면 대한(大寒)이 더 추워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1년중 가장 기온이 낮은 때가 1월 16일 전후이므로 소한보다는 대한에 더 가깝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대한보다 소한이 더 춥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닥쳐오는 추위가 더 매섭고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죽었다”든지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소한 만한 대한 없다” “소한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 등의 여러 속담은 바로 소한의 추위가 대한보다 심하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立春) 전까지 약 한달 간 혹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밖 출입이 어려우므로 미리 땔감과 먹을 것을 집안에 충분히 비치해야만 했던 것이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 드는 겨울에는 특히 몸을 보충해주는 음식이 필요하다.
옛날부터 겨울에는 쌀을 먹고 여름에는 보리를 먹어 보양한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철따라 나는 곡식을 맞추어 먹다보니 자연 그렇게 되기도 하였겠지만 보다 큰 이유가 있다.
엄동에 쌀밥을 권하는 것은 천지가 음기(陰氣)로 가득찬 겨울에 따가운 땡볕 속에서 영근 쌀에서 양기를 취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여름에는 엄동의 눈밭에서 자란 보리에서 냉기를 취하여 모자라는 음기를 보강하려는 것이다. 소한에는 뜨끈뜨끈한 쌀밥을 한 솥 지어먹는 것도 좋겠다. 한 겨울의 쌀밥은 음기가 넘치는 겨울에 양기를 보충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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