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피상적 입시 안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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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피상적 입시 안 와 닿는다

  • 승인 2005-01-08 00:00
  • 조진형 대전 보문고 교사조진형 대전 보문고 교사
2005학년도 입시전형이 진행되는 가운데 2006학년도 입시가 사실상 시작되었다. 대전지역 인문계 고등학교들은 예비 입시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겨울방학 수준별 보충수업’을 이미 시작했다. 2006학년도 입시도 지난해와 입시 패턴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입시의 경우 이전보다 복잡해진 다면적 전형에 학생들이 극히 당황스러워 했다. 모집 유형에 따라 백분위나 표준 점수를 선택적으로 반영하기도 하고, 학부나 학과마다 영역별 가중치나 전형 방법이 다른 경우가 많아 혼란이 가중되었다.

또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표준점수와 백분위로만 제공됨으로 해서 부정확하고 확인되지 않은 상태의 불확실한 입시 정보가 범람하기도 하였다. 그러면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전제 하에 올해 입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올해도 인기학과를 선호하거나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대전, 충청권 대학들의 분할 모집과 교차 지원, 계속 이어지는 경제 불황도 대학 입시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입시 환경 속에서 예비 수험생들은 우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 방법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4∼5개의 지원 대학을 결정하고 수능이외에 대학별로 학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 수상 경력, 논술, 심층 면접 등에서 어떤 요소가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 지금의 입시 시스템은 종전보다 더 넓은 능력 범위에 해당하는 수험생을 전형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므로 더욱더 다양해지는 전형에 따른 맞춤식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해지는 전형에 갈피를 못 잡고, 사설 입시 기관의 분석 자료에 의존함으로써, 개별화된 입시 상담과 학습 지도에 대해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2005학년도 입시의 경우 모 입시기관에서 설문한 자료에 의하면,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본 재학생의 약 6%정도만이 담임 교사나 진학 담당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대학에 지원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공교육의 신뢰성 회복 측면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충격적인 문제다.

학교는 단순히 인지적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자료에의 접근성을 높여 주고, 개별화된 학습을 지향하면서도 적확한 입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한다. 인성 지도와 생활 지도의 밑바탕 하에서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도 넓혀 주어야 한다.

구조화시킨 입시 정보를 제공하여 스스로 학생들이 대학과 전공하고 싶은 학부와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도와 주어야 한다.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선택은 그들의 인격 성장과 미래의 발전 지향성과도 관련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피상적으로 인식하는 입시는 결코 손에 닿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입시 예비생인 현 2학년 학생의 경우 이번 겨울 방학은 매우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입시에 관련한 설계 사고(思考)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의 내 위치는 어디이며, 어느 대학을 가고자 하는 것인지, 어떤 공부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입시 지도에 그려야 한다. 스스로의 미래를 열고 창조하는 것은 의도과 욕구가 아니라 구체적인 설계와 실천을 통해 가능하다.

입시는 전(全) 교육 주체에 의한(by), 그리고 전(全) 교육 주체를 위한(for)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복합적인 전형 요소를 준비하고,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성취도를 높이는 것은 학생 자신의 내재적 동기이다. 올 한해 예비 수험생들의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자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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