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중 정치부장 |
언론과 학계에서는 이 사안을 놓고 분석을 달리하면서 들끓고 있다. ‘행정특별시’가 아닌 ‘행정중심도시’나 ‘교육과학연구도시’쪽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6일에는 국회특위(국회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및 지역균형발전위원회)가 충남도에서 열린 4차회의를 통해 정부 신행정수도후속대책위원회에게 이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이춘희부단장은 “위헌요소가 없다고 보지만 다시 정확한 유권해석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고 있어 혼란스럽다.
법무부의 해석을 충청민들이 바라보는 시각대로 유행어를 빌린다면 ‘생뚱맞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물론 법무부의 해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두 번 죽는일(행정특별시로 했다가 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충청민들의 심정상 이 표현이 어울린다.
충청민들의 정서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원안대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부가 의지를 표현한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연기·공주지역의 2160만평의 땅부터 매입하고 나서 논의해야만 정부의지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도 이 목표를 위해 연기·공주지역민을 비롯한 충청민들의 투쟁의지는 결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지난해 위헌 판결에 대한 충청민의 성난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했던 열리우리당 이부영 前의장의 말을 떠올려 본다. 당시 충청지역 언론사 정치부장과의 간담회에서 필자는 한가지 질문을 했었다.
충청권에서는 “신행정수도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당시 공약이었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이 문제를 끌고 가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당략이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 前의장은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다”며 “한나라당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잘라 말했었다. 또한 열린우리당은 책임있게 신행정수도문제를 원안에 버금가도록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했었다. 해묵은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 당시와 지금 느끼고 있는 충청민들의 생각이 같기 때문이다.
혹시 열린우리당이 발빼기용으로 대안 가운데 행정중심도시나 교육과학연구도시 등을 택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또한 국회 특위 내에서 적당히 논의 한 뒤 ‘한나라당이 반대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2안, 제3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흐르지 않을까 두렵기조차 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해 말 제17대 국회의원들이 현안문제를 풀어내는 역량을 봤다.
초선의원이 유독 많은 이번 국회에서도 역시 철저하리 만큼 당리당략에 의해 움직이는 의원들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른바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문제만 해도 2월 임시국회로 미뤄놨으며 현안들도 많이 밀려있다. 이 같은 국회를 보면서 국회 특위에서 얼마만큼 당을 떠나 진정으로 신행정수도에 맞는 대안을 숙의하고 풀어낼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것이 충청민들의 마음을 좌불안석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해 이맘때는 한나라당 소속의원이었던 한 젊고 유능한 의원이 홀연히 17대 총선포기를 선언하면서 행동하는 양심 및 아름다운 퇴진의 모습을 보여 충격을 줬다. 국회특위의 의원들은 물론 각 당에서도 신행정수도 대안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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