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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유망주 기대 속 10월 개인전
“미술은 시대를 반영하죠. 시대를 아우르고 뛰어 넘을 수 있는 작품은 그 시대의 주인공이자 미래의 비전이 되는 거죠.”
‘젊어서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한국화가 송인(33·사진)씨. 몇 마디 나누기도 전에 거침없이 쏟아내는 자신만의 미술세계에 듣는 이마저 유쾌하게 만든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창조물에 대한 행복감을 즐긴다는 송 작가는 “누군가는 젊어서 그렇다, 누군가는 미술관이 확립되지 못해 그렇다고 하지만 굳이 그들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한평생 실험과 고민하는 화가이고 싶다”고 단언한다.
그렇기에 그의 실험은 끝이 없다. 전통적 재료와 기법, 이론 등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현대적 변용을 시도하고 있다. 7일부터 16일까지 광주에서 열리는 ‘2004 범지점프’ 초대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전이된 평면’이라는 제목으로 출품된 작품은 동양화가 갖는 평면의 한계를 철저히 탈피해 입체감마저 감돌게 한다.
“대관산수, 진경산수, 풍속화 등으로 잇는 족보는 동양화에 한계선만을 그을 뿐 고정관념을 깨는 의식이 필요하다”며 “동양화가 갖는 평면의 한계를 탈피 입체화함으로써 새로운 틀을 모색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새로움에 대한 갈구는 어찌 보면 그를 미술인이 되게 한 계기가 됐다. “중학교 때 선생님의 칭찬은 미술 세계에 호기심을 발동시켰고 고교시절 입시위주의 그림에 현기증을 느낄 때쯤에는 친구의 기타 치는 모습에 반해 학원비로 털어 기타를 사기도 했다”며 “사각 화폭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계가 무한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그림을 떠나 살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지역미술계 신인작가로 지역예술계 유망주로 떠오른 송 작가는 기존 4회에 걸친 개인전을 이어갈 5번째 개인전 구상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실험적인 장르파괴를 시도하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것이 하나 있다면 동양화의 ‘선과 여백’.개인전 1,2회의 주제가 된 도시풍경도 3회의 얼굴, 4회의 식물 등 모든 사물을 확대 해석해 근본을 살펴보면 선과 여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 10월로 예정된 그의 5번째 전시는 동양화의 ‘선과 여백’이 살아있는 또 다른 대상을 통한 재창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어느 순간 내 작품을 알려고 하면 또 다시 바뀌어 있다는 말을 듣곤 한다. 변화가 있다는 건 썩어가는 고인물이 아닌 생명력이라고 생각한다. 가상과 현실사이에서 새로운 교류의 공간을 탄생시킨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와 같은 작업을 동양화에서 이루고 싶다.”
▲ 송인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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