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준 말 한마디 때문에, 내가준 작은 선물 때문에, 내가 베푼 작은 친절 때문에, 내가 감사한 작은 일들 때문에,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땅을 살아갈 의미가 있다.
세상에는 1분에 34명, 하루에 5만명, 1년에 1800만 명이 단지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세상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어느 특강에서 들은 적이 있다.
옛날에는 교통이나 통신시설이 발달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한 쪽에서 아무리 식량이 남아돌아도 알지 못해서 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설혹 안다고 하더라도 그만한 식량을 운반할 수단이 없어서 굶주린 예가 허다했겠지.
그러나 오늘날은 다르지 않은가.
세계가 한울타리처럼 모든 통신망이 거미줄처럼 엉켜서 어디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 하찮은 것까지 금방 알 수 있다. 머나먼 미국에서 아프리카까지, 한국까지 하루면 엄청난 양의 물품을 실어 나를 수 있다.
그런데도 식량이 모자라 세상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이 누려야 할 행복에서 비켜서 있어야 하다니…. 아니 한국이란 우리나라 내에서도 얼마나 많은 이웃들이 굶주리고 헐벗으며 고통스럽게 세상을 살고 있는가.
아마도 이는 세상 사람들의 4분의 1이 85%의 자원을 독차지하고 있고 4분의 3의 사람들이 나머지 15%의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야한다는 현실론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가 싶다.
난 졸작이지만 내 인생을 한번 정리해본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10월, 그동안 틈틈이 활동하며 만든 작품들을 모아, 고향 논산에서 사진개인전을 개최한 적 있다.
이런 경우에 늘상 있어왔던 격려금을 일절 받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쌀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때 모인 쌀이 1100㎏이나 되어 논산시에 불우이웃을 돕는데 써 달라고 보낸 일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즐거운 일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 정기회를 마감하며 우리 도의원들은 우리가 쓸 경비 중에서 일부를 불우이웃돕기에 내 놓기로 했다.
어느 의원 한 사람도 불평하지 않았고 즐겁게 동참했고 그날 하루는 무언가 사는 보람을 또 다른데서 찾을 수 있었다.
물론 도의원이다보니 내 순수한 마음이 정치적 의도로 받아 들여져 현행법상 위법이 될 수 있다는 여러 제약 요인 때문에 때때로 마음 아팠던 일들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적어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정을 나누어 줄 수 있는 행복과 보람은 이 사회를 지탱해 갈 수 있는 오늘의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누구에게나 소중히 모은 자원이 넘쳐서 나누어도 좋을 만큼 풍부한 것은 별로 없다. 그래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이 사회에서 살 수 있는 힘이 그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가져야 한다.
가진 사람들 4분의 1이 따로 모여서 단절된 세상 속에서 살아가라면 과연 살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분명 가진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가 ‘아니오’일 것이다.
2005년 새해부터는 조금 더 따뜻하고 정이 있는, 그래서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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