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시대 국가발전은 서울과 수도권이 주도해 왔다. 서울과 수도권은 대규모 도시기반과 국제항만시설을 갖추고 있어 산업성장과 국가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되었던 압축성장의 신화는 일극집중의 폐해로 빛을 잃어가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의 성장은 다른 지역의 자원과 잠재력을 고갈시키고, 내부적 과밀과 혼잡을 초래하여 국가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국가발전을 수도권에 의존할 수 없게 됐다.
그 대신 충청지역이 국가발전의 신 성장 동력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권내 신행정수도의 건설은 수도권의 과밀과 일극집중의 한계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국가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제침체와 불황 속에서도 충청도는 수출과 산업성장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국가발전 중심축의 충청권으로의 이전은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다. 충남은 지난해 초 월드 브랜드 선포식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의 도약’을 자임하고 나섰다. 신충청시대의 막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충청권이 지역과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발전 패러다임과 전략의 선택이 필요하다.
첫째, 충청권의 발전은 국민적 통합과 지역간 상생발전의 선도 역할을 해야 한다. 다른 지역의 발전기회를 박탈하고, 잠재력을 고갈시키는 발전 패러다임으로는 세계화시대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다.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과 선진국 도약을 위한 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충청인들의 각고의 노력이 진정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 충청권의 발전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요소투입형인 양적 성장전략으로는 국가발전과 선진국 진입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충청권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상품의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혁신창출의 중심지로 거듭나야 한다. 충청권은 이미 디스플레이, 컴퓨터, 바이오산업 등 첨단기술의 개발을 위한 산업 클러스터의 구축과 산-학-관의 협동적 노력을 선도하고 있다.
셋째, 충청권의 발전은 정보·통신기술시대와 새로운 가치관을 수용하는 미래지향적 지역발전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충청권은 수요 대응적 개발관행에서 벗어나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도시 및 농촌 주거환경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새로이 건설될 도시는 현실세계와 사이버세계, 정보통신망이 완전히 융합된 미래 지향적 지능형 첨단도시 기반과 환경적 쾌적성과 문화적 품격을 갖추도록 하여 21세기의 국가적 도시개발 모델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는 민주적이고 복지 지향적 발전모델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제 충청권의 발전이 한 지역의 문제일 수는 없게 되었다. 충청인 모두는 21세기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이끌어가는 선도자로서의 자부심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선진국으로 향하는 희망의 대열에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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