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을유년 새해는 우리민족에게는 참으로 뜻 깊은 해이다. 35년간의 그 혹독한 일제 식민지 통치에서 나라를 되찾은 지 갑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뺏겼을 뿐만 아니라 우리말도 뺏기고 성씨까지 뺏겨야 했던 그 일본 통치가 막을 내린지 60년이 되었다.
오랫 동안 고생한 끝에 맞은 해방의 기쁨은 잠깐이고 미???외세의 결정으로 국토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반만년을 자랑하는 단일민족이 동서 이념 대결의 격투장으로 변하여 일제의 35년보다 더 긴 60년이라는 세월를 분단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물론 우리나라의 분단과 민족의 분열은 우리가 스스로 택한 것이 아니지만 참으로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서 이데올로기 대립이 우리나라에는 남과 북으로 축소되어 동족상잔의 전쟁이라고 하는 불행한 역사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전쟁은 중지 되었지만 남과 북은 오랜 갈등이 지속되었고 최근에 정부와 민간차원의 교류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 안에서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계층과 계층사이에서, 세대와 세대사이에서, 지역과 지역사이에서 그리고 현실에서의 적응과 이상의 추구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에 이데올로기 대립이 반영되고 있다. 따라서 해방60년을 맞는 우리는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남북 대립을 지양하고 조국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선결과제이다. 또 한편으로는 남남 갈등도 남북갈등 못지않게 우리가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지난 60년간의 남북사이의 체제경쟁은 우리체제가 더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여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전쟁의 승리로 만족할 것이 아니다. 소비 상품을 생산하고 국제시장에 진출을 잘 하는 것만으로 체제의 우월성이 입증되었다고 자만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인간적인 삶을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화 진전만이 인간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생활환경이 함께 따라가야 한다.
지금까지의 우리 산업화의 열매가 우리의 생활을 물질적으로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 했지만 인간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는 소홀했다. 물질적 풍요가 오히려 우리의 전통 미풍인 도덕적이며 정신적인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
근면 대신 향락이, 질서대신 방종이, 절약대신 소비가 그리고 인격대신 황금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면 우리의 물질적 풍요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고 말 할 수 없다. 우리 산업화가 물질적인 향락이 모든 가치보다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해도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인간이 인격적으로 품위가 없어지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이다.
우리는 올바른 교육과 의식 개혁을 통해서 도덕적 선진화를 달성하여야 한다. 2005년 새해를 맞이하여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맞이했던 굶주리고 헐벗던 60년 전의 을유년을 회상하면서, 오늘의 물질적 풍요를 이룬데 감사하고 자부심을 우리는 가져야 한다. 새해에는 그 동안의 반목과 불신을 관용과, 나눔과 봉사정신으로 우리가 도덕적 선진화를 통하여 분단도 극복하고 정신적 갈등도 극복하여 한 민족의 화합과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여 을유년의 해방과 기쁨을 되찾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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