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송년모임, 망년회 모임 등 그동안 소원했던 인간관계 회복을 위한 각종모임에 참석할 계기가 많은 이때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세밑의 온정이 예전 같지 않다 하는 보도 자료들을 접하지만 그래도 우리사회의 온기는 꺼지지 않고 힘이 들 때 더 타오르지 않나 싶습니다.
예년보다 사회복지시설 및 기금에 기부하는 단체나 기업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니 이 또한 훈훈한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2003년 계미년 새해벽두에 대전출향민들의 참여와 성원을 바탕으로 결성된 ‘대전광역시중앙향우회’를 2년여간 이끌어 오면서 그동안 각계각층의 지도층 인사와 출향민들의 의견과 고견들을 항상 귀담아 듣고, 향우회가 더욱 내실 있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으나 그동안 초대 회장으로서 미흡한점도 많았음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립니다.
대전광역시중앙향우회는 정보공유의 중심지, 향우애의 발산지로서 출향대전향우들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언제든지 향우회 사무실로 방문하시면 따뜻한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고향은 평화로움과 그리움을 늘 일깨워주는 우리들의 영원한 안식처입니다. 고향을 소재로 한 시는 우리들 고향의 정서를 간직하게 해줍니다.
어느 중견시인의 말처럼 “언젠가 가리라. 마지막엔 돌아가리라. 목화꽃 이 고운 내 고향으로…”라고 했습니다. 그렇듯 고향은 언제가는 돌아가야 할 그 곳입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미물에 불과한 연어도 멀리 바다로부터 수만리 강을 거슬러 올라와 고향에서 생을 바칩니다.
이처럼 생명체는 귀소본능을 갖고 있습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간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비록 몸은 고향에서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늘 고향으로 향해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에게 안식처가 되고 있는 내 고향 대전뿐만 아니라 충청권은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공약이기도 했던 행정수도이전문제가 가시화되어 후보지 최종선정까지 마무리 지었으나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이라는 사상 초유의 헌재 결정이 내려져 대전·충청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신행정수도 후속대안 논의 등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논의와 쟁점들을 검토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없는 작금의 실정들은 충청지역의 희망을 앗아가는 현실입니다.
위헌 결정이 난 이후 충청권의 분노와 상실감을 어떤 방식으로든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충청지역민들의 행정수도의 이전 차질로 빚어진 분노와 절망만을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 대전 충청도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되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른 후속대책위원회가 발족되었다고는 하나 또다시 정부만 믿다가 뒤통수 얻어맞는 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힘과 역량을 모아 우리 고향 대전, 충남지역의 활성화에 앞장서야 합니다.
진정 대전 충청도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가는 해는 지나는 것으로 잊혀지는게 아니라 새로운 해를 시작하기 위한 출발점임을 기억합시다.
2004년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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